본문 바로가기

한시9

아침인사 210617 6울17일 목요일 비는 내리지 않지만 곧 내린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깁니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가득하고 뒷산에서 들려야 할 새소리는 들리지 않고 대신 공사장에서 나는 중장비 울음이 더 크게 울립니다. 이제 맑은 해빛이 나타나 젖은 기분을 풀어 줄만도 한데 바램은 언제나 간절해야 제 맛이 나는가 봅니다. 오늘 신문에는 벌써 벼추수를 했다는 뉴스가 실렸습니다. 지난 주만 하더라도 아직 모내기를 준비 중인 빈 논이 많았는데 무슨 추수람? 하며 내용을 읽어보니 시범 농법을 적용하여 온상에서 키운 벼를 추수했다는 것입니다. "그럼 그렇지" 라고 헛헛한 웃음을 흘려보지만 한편으로는 시간도 빠르지만 내가 더 빠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깎은 지 한달도 안 된 머리카락이 보기싫게 자라난 내 모습이 거울에.. 2021. 6. 17.
아침인사 210423 4월23일 금요일 하늘이 화가 났는지? 아니면 슬픈 일이 있는지? 곧 버럭하거나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이 침울한 분위깁니다. 창문을 열었지만 바람 한 점 없고 기온은 벌써 20도를 가르킬 정도로 덥습니다. 이제 초여름이 된 것일까요? 며칠 전 가지산 등산을 하려고 차를 타고 가다보니 어머님의 보라빛 한복 저고리 같은 벽오동 꽃도 보였고, 하얗게 부풀어 오른 이팝꽃이 마치 아버님의 생신상에 올려진 고봉밥을 보는 듯 했습니다. 이세상에 안계시니 더욱 그립네요. 사람이 그렇습디다. 아니 세상일이 다 그런 것 같습디다. 있으면 무덤덤하다가도 없으면 아쉬운... 내일은 토요일. 그립더라도 주말이면 각자의 삶이 더 중요하니 오늘은 조용히 생각에 잠겨 봄이 어떨까 싶어 漢詩로 인사를 대신 합니다. 《望月(망월) / 宋.. 2021. 4. 23.
아침인사 190723 7월23일 화요일 "더위 때문에 염소뿔도 녹는다"는 말. 들어 보셨나요? 오늘이 24절기중 12번째 인 "대서(大暑)"입니다. 예전에는 이 날에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계곡이나 시원한 산골 정자를 찾아가 노는 풍습이 있다고들 했는데 글쎄요? 마누라 심부름을 하다보니 벌써 해가 중천에 가깝네요. 역시 덥기는 덥습니다. 태풍으로 내린 비 때문에 습기가 이만저만도 아닙니다. 에어컨을 틀까말까 고민 중입니다마는 마누라 눈치부터 살피고 있습니다. (아이고 인간아! ㅋㅋ) 중국 宋나라 사람 증기(曾幾)가 지은 대서라는 제목의 시 입니다. 赤日幾時過 적일기시과 뙤약볕 더위 언제나 지나갈까 清風無處尋 청풍무처심 맑은 바람 어디에도 없네 經書聊枕籍 경서료침적 경서를 아쉬운 대로 목침 삼고 瓜李漫浮沉 과리만부침 참외와 자두.. 2019. 7. 23.
아침인사 190718 7월18일 목요일 시원하게 잘도 내립니다. "쏴~아" 빗소리를 실컷 들으라고 공사장의 일꾼들도 다 숨어버렸습니다. 지나가는 자동차 바퀴에서 파도소리가 들리는 듯 하여 바다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또 어떤이는 빗소리가 부침개 굽는 소리로 들려서 막걸리를 찾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디다. 똑 같은 비를 보면서도 생각이 각자 여러방향으로 다르네요. 어쨋거나 이래저래 다 좋습니다. 다 좋으면 바보가 된다던데...?! ㅋㅋ 다 좋은 것만 아닌 듯 합니다. 여기 빗소리를 들으며 애를 태운 사람도 있었으니 들어나 봅시다. 작자는 모르겠지만 내용을 보니 아낙내의 작품인 듯 보입니다. [雨聲多 우성다] 向來消息問如何 향래소식문여하 一夜相思函欲華 일야상사함욕화 獨倚彫欄眠不成 독기조난면불성 隔簾疏竹雨聲多 격렴소죽우성다 지난번 소.. 2019.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