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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0617

by 올곧이 2021. 6. 17.

6울17일 목요일

비는 내리지 않지만 곧 내린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깁니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가득하고 뒷산에서 들려야 할 새소리는 들리지 않고 대신 공사장에서 나는 중장비 울음이 더 크게 울립니다. 이제 맑은 해빛이 나타나 젖은 기분을 풀어 줄만도 한데 바램은 언제나 간절해야 제 맛이 나는가 봅니다.

오늘 신문에는 벌써 벼추수를 했다는 뉴스가 실렸습니다.

지난 주만 하더라도 아직 모내기를 준비 중인 빈 논이 많았는데 무슨 추수람? 하며 내용을 읽어보니 시범 농법을 적용하여 온상에서 키운 벼를 추수했다는 것입니다.

"그럼 그렇지" 라고 헛헛한 웃음을 흘려보지만 한편으로는 시간도 빠르지만 내가 더 빠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깎은 지 한달도 안 된 머리카락이 보기싫게 자라난 내 모습이 거울에 서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으니까요! ㅋㅋ

 

그렇잖아도 느린 내가 스쳐가듯 빠른 세월을 어찌 따라가겠습니까?
오히려 세월을 이기는 방법은 본능을 멈추고 홀로 따로 가자며 마음을 잡아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중국 청나라 시인의 漢詩(한시) 한 편을 감상합니다.

 

《소하시(銷夏詩) by 원매(袁枚)》

 

不著衣冠近半年 불저의관근반년

의관을 입지 않은지 반년이 넘었고

水雲深處抱花冕 수운심처포화면

물안개 짙은 곳에서 꽃을 안고 잠을 자네

 

平生自想無官樂 평생자상무관락

벼슬없는 삶을 평생 꿈꿔 왔기에

第一驕人六月天 제일교인육월천

무더운 유월 나보다 나은 사람 있으랴!

 

우리의 삶이 변화가 없이 무미건조하고 단조롭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마는

빛이 있어서, 그림자가 있어서, 오르막 때문에, 내리막 때문에 시달린 매일매일을 잊고서 

오늘은 편안한 생각으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태화동에서... 

https://youtu.be/ys5E8Vpc6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