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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요일17

아침인사 220318 3월18일 금요일 또닥또닥 물소리에 새벽잠을 깨고선 또 이불 속으로 들어갔었나 봅니다. 늦잠을 깨어 보니 봄비가 살그머니 내리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아마도 돋아나는 새싹들이 아프지는 않을까 실버들을 타고 살그머니 내립니다. 사람들도 일터로, 학교를 향해 다 빠져 나갔는지 골목길은 한가롭게 누워있고 눈알에 불을 켜고 가끔씩 소리를 칠 것 같은 자동차들만 없다면 고요의 세상입니다. 이렇게 편안한 세상을 보노라면 종일토록 멍때리고 있어도 실증이 나지 않을 듯 합니다. 누군가는 보는 세상과 느끼는 세상은 다르다고 그럽디다. 그렇지만 지금의 느낌으로는 내가 보는 것과 내가 느끼는 것이 일치해 있다고 생각됩니다. 내가 보는대로 느낌이 따라오고 내가 느끼는 대로 세상이 맞춰지는 것 같이 ... 그래서, 오늘은.. 2022. 3. 18.
아침인사 211130 11월30일 화요일 이 이른 새벽에 세탁기 물이 내려가는 소린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기온은 9도를 가르키지만 새하얀 눈을 재촉하는 것인지? 아니면 11월과의 이별이 슬픈 것인지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리면 당연한 듯이 마음도 몸도 지면으로 가라앉았는지 일어나려니 순간적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어릴적 생각이 납니다. 우리집은 언덕 중턱에 자리하고 있어서 동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는데 이런 비오는 날에는 할 일이 없었습니다. 농사일은 물론이고 토끼가 설사한다며 토끼풀 조차도 베지말라는 엄명(?)이 있었으니 할 일이라곤 자율학습? ㅎㅎ 책을 읽는 것도 잠시 뿐, 초가지붕 처마 끝에서 한방울 한방울 끊어지는 빗방울을 멍 때리며 바라보는 재미(?) 그리고, 골목 여기저기를 내려다 보며 노는 애들이.. 2021. 11. 30.
아침인사 210611 6월11일 금요일 새벽일찍 베란다 우수관으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정겹게 떨어지는 빗소리에 어제 찾아가 뵈었던 누님이 다시 그리워 지는 아침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여기 저기 흩어져 사는 형제지간에도 만남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지만 세월이 충분치 않은 누님들을 뵐려고 어제는 아침일찍 집을 나서서 부산에 사는 큰 누님을 모시고 몸이 불편한 창녕누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세월 탓에 모두의 얼굴에는 메추리 무늬가 그려져 있었지만 목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습니다. " 식아? " 하고 부르는 누님의 목소리엔 보석같은 호통이나 사랑썪인 애처로움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저 " 와? 누뷔야! " 라는 대답으로 마음을 맡겼습니다. ㅎㅎ 이렇게 또 일주일이 금방 지나갑니다. 오늘은 조선시대 문장가이자 실학을.. 2021. 6. 11.
아침인사 210603 6월3일 목요일 창문을 열고 돌아선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빗소리가 들립니다. 엊저녁 과음탓에 머리가 지끈거리더니 날씨도 알았는지 좀 쉬라고 하는 듯 합니다. 오늘은 조용한 음악으로 하루를 지켜낼까 싶네요. 친구가 보내준 좋은 글과 함께.... 《사람이 선물이다》 『스물에는 세상을 바꾸겠다며 돌을 들었고, 서른에는 아내를 바꾸어 놓겠다며 눈초리를 들었고, 마흔에는 아이들 바꾸고 말겠다며 매를 들었고… 쉰에야 바뀌어야 할 사람이 바로 나임을 깨닫고 들었던 것 다 내려놓았습니다. 어디서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디서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얼굴로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떤 얼굴로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죽음의 선택이 삶의 선택입니다. 사람은 실수하는 것이 정상이고, 신은 용서.. 2021. 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