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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요일15

아침인사 210611 6월11일 금요일 새벽일찍 베란다 우수관으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정겹게 떨어지는 빗소리에 어제 찾아가 뵈었던 누님이 다시 그리워 지는 아침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여기 저기 흩어져 사는 형제지간에도 만남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지만 세월이 충분치 않은 누님들을 뵐려고 어제는 아침일찍 집을 나서서 부산에 사는 큰 누님을 모시고 몸이 불편한 창녕누님을 찾아 뵈었습니다. 세월 탓에 모두의 얼굴에는 메추리 무늬가 그려져 있었지만 목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습니다. " 식아? " 하고 부르는 누님의 목소리엔 보석같은 호통이나 사랑썪인 애처로움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저 " 와? 누뷔야! " 라는 대답으로 마음을 맡겼습니다. ㅎㅎ 이렇게 또 일주일이 금방 지나갑니다. 오늘은 조선시대 문장가이자 실학을.. 2021. 6. 11.
아침인사 210603 6월3일 목요일 창문을 열고 돌아선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빗소리가 들립니다. 엊저녁 과음탓에 머리가 지끈거리더니 날씨도 알았는지 좀 쉬라고 하는 듯 합니다. 오늘은 조용한 음악으로 하루를 지켜낼까 싶네요. 친구가 보내준 좋은 글과 함께.... 《사람이 선물이다》 『스물에는 세상을 바꾸겠다며 돌을 들었고, 서른에는 아내를 바꾸어 놓겠다며 눈초리를 들었고, 마흔에는 아이들 바꾸고 말겠다며 매를 들었고… 쉰에야 바뀌어야 할 사람이 바로 나임을 깨닫고 들었던 것 다 내려놓았습니다. 어디서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디서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얼굴로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떤 얼굴로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죽음의 선택이 삶의 선택입니다. 사람은 실수하는 것이 정상이고, 신은 용서.. 2021. 6. 3.
아침인사 191018 10월18일 금요일 가을비가 내립니다. 또닥또닥 내리는 빗소리에 조그마한 손가락이 피아노 건반 위를 뛰어 다니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가끔은 단풍잎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려는 듯 멈추어 있다가도 이내 다시 굴러가듯 부드럽게 소리를 냅니다.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늘게 내리는 빗소리에 무뎠던 감성이 되살아 난다고들 합디다. 그 말이 맞아서 그런지 옛생각도 나고... 몇년 전인가? 강원도 여행중 강릉에 있는 허난설현(홍길동을 지은 작가 허균의 누나) 기념관에 들렀던 기억이 납니다. 조선 선조 때 여류시인이었던 허난설현의 시 한 편을 감상하면서 비요일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秋淨長湖碧玉流(추정장호벽옥류) 가을 깨끗한 호수는 푸른 옥이 흐르는 듯 荷花深處繫蘭舟(하화심처계란주) 연꽃 수북한 곳에.. 2019. 10.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