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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1130

by 올곧이 2021. 11. 30.

11월30일 화요일

 

이 이른 새벽에 세탁기 물이 내려가는 소린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기온은 9도를 가르키지만 새하얀 눈을 재촉하는 것인지? 아니면 11월과의 이별이 슬픈 것인지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리면 당연한 듯이 마음도 몸도 지면으로 가라앉았는지 일어나려니 순간적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어릴적 생각이 납니다.

우리집은 언덕 중턱에 자리하고 있어서 동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는데 이런 비오는 날에는 할 일이 없었습니다.

농사일은 물론이고 토끼가 설사한다며 토끼풀 조차도 베지말라는 엄명(?)이 있었으니 할 일이라곤 자율학습? ㅎㅎ

 

책을 읽는 것도 잠시 뿐, 초가지붕 처마 끝에서 한방울 한방울 끊어지는 빗방울을 멍 때리며 바라보는 재미(?) 그리고,

골목 여기저기를 내려다 보며 노는 애들이 어디서 나올까를 가늠하며 점(?) 치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지요!

 

이제는 옛날같이 무작정 친구를 기다릴 필요도 없이 언제라도 전화로 불러내는 것이 가능한 세상이 되었건만 ...

무턱대고 불러낼 마땅한 이유를 찾아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각자의 입장을 존중해줘야 하는 그 무엇 때문에 참는 것이...

이래저래 어릴적 추억이 아쉽기만 합니다.

 

비가 오니 확실히 마음처럼 몸도 따라서 처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날을 대비해서 활동하는 계획을 미리 짜둘걸 그랬나 봅니다. 빗길 안전사고도 없는 기차여행 같은 것으로...

TV를 봐도, 신문을 봐도 인생에 도움될 만한 희망찬 내용이 점점 줄어들고, 얼마나 더 어두워져야 별을 볼 수 있을지? 

 

11월의 끝 날에 좋은 인삿말도 많을텐데 이 좁은 소견에는 그런 폭넓은 여유가 남아있지 못하니... 우짜지요?

좀 더 좋은 날이 온다면 하늘을 날 수 있는 화들짝 놀랄만한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ㅎㅎ

그럼, 그 날을 기다리며 남은 시간도 즐거운 일을 찾아서...이만 총총.

 

태화동에서...

 

https://youtu.be/noJGR2Ky7I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