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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풍경4

아침인사 220330 3월30일 수요일 엷은 구름이 하늘을 가렸지만 따스한 날씨가 될 것 같습니다. 어제 자전거를 타면서 맡았던 달콤한 꽃내음이 오늘 아침에도 스쳐가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언양까지는 자동차로 가면 30분 정도 걸리지만 자전거로는 꽤 먼 거리였습니다. 그만큼 오며가며 봄풍경을 만끽했고 눈과 귀와 코가 즐거웠던 어제였습니다. 아직 벚꽃이 피지 않은 곳이 있는가 하면 어느 곳엔 복숭아 꽃이 만발해서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들판엔 쑥을 캐는 사람들도 많았고 평일임에도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이 많았습니다. 향기로운 꽃내음이 코를 간지럽히더니 또 어떤 곳을 지날 땐 역한 계분냄새가 콧구멍을 닫도록 했습니다. 언양읍성 중앙으로는 맑은 개천이 흐르고 그 주위로는 미나리가 한창이었습니다. 이런저런, 그야말로 어.. 2022. 3. 30.
아침인사 220318 3월18일 금요일 또닥또닥 물소리에 새벽잠을 깨고선 또 이불 속으로 들어갔었나 봅니다. 늦잠을 깨어 보니 봄비가 살그머니 내리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아마도 돋아나는 새싹들이 아프지는 않을까 실버들을 타고 살그머니 내립니다. 사람들도 일터로, 학교를 향해 다 빠져 나갔는지 골목길은 한가롭게 누워있고 눈알에 불을 켜고 가끔씩 소리를 칠 것 같은 자동차들만 없다면 고요의 세상입니다. 이렇게 편안한 세상을 보노라면 종일토록 멍때리고 있어도 실증이 나지 않을 듯 합니다. 누군가는 보는 세상과 느끼는 세상은 다르다고 그럽디다. 그렇지만 지금의 느낌으로는 내가 보는 것과 내가 느끼는 것이 일치해 있다고 생각됩니다. 내가 보는대로 느낌이 따라오고 내가 느끼는 대로 세상이 맞춰지는 것 같이 ... 그래서, 오늘은.. 2022. 3. 18.
아침인사 220316 3월16일 수요일 봄이 신나는 아침입니다. 아파트 현관을 나오는 두 여학생의 짧은 치마도 신이 난 듯 팔락거리며 뛰어나가고, 남산터널로 오르내리는 차들도 꼬리를 밟히지 않으려는 듯 빠르게 줄지어 달립니다. 양지 바른 운동장에서 기차놀이를 하던 어린날이 생각나네요. 절기상 봄이란 것은 확실했지만 그동안은 가뭄때문에 봄이 잠시 머뭇거렸나 봅니다. 어저께 비가 내리고 나서 멈췄던 봄이 훅하며 들이 닥쳤는지 확연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태화강변에는 잔뜩 물이 오른 청갓이며 동초가 마른 풀잎들을 감췄는지 온통 초록이고, 뒷산에도 하루, 이틀 사이에 노란 생강꽃이 만발했고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었습니다. 함께 봤더라면 아마도 서너말의 대화를 쏟아내었을 것 같은... ㅎㅎ 아침 이른시간에 이렇게 들뜨도 되는지 .. 2022. 3. 16.
아침인사 210416 4월16일 금요일 멀리 문수산이 보이는 것을 보니 미세먼지는 그렇게 없어보이고 기온마저 적당해서 어제처럼 활동하기에는 좋은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어제는 춘심을 이기지 못하고 가까운 산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복사꽃 보다는 연하고 배꽃 보다는 엷게 짙은 연달래 꽃이 "그저 바라보지만 말고..."라며 유혹을 하였지만 감히 손끝에라도 다칠까봐 다가간 손가락을 얼른 회수했습니다. ㅎㅎ 아직 벌레먹지 않은 새로나온 나무잎들은 온 산을 부드러운 비단 천으로 둘러싸고 있고 그 속에 마치 나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정좌한 한 채의 정자가 "왜? 술 한 병 없이 혼자왔느냐"고 타박을 하였지만 "그게 요즘은 쉽지않다"고 변명할 수 없었습니다. 언제쯤 저 정자에서 친구와 술 한 잔을 나눌 수 있을지? 《술 고픈 날 / 조미.. 2021.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