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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0416

by 올곧이 2021. 4. 16.

4월16일 금요일

멀리 문수산이 보이는 것을 보니 미세먼지는 그렇게 없어보이고 기온마저 적당해서 어제처럼 활동하기에는 좋은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어제는 춘심을 이기지 못하고 가까운 산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복사꽃 보다는 연하고 배꽃 보다는 엷게 짙은 연달래 꽃이 "그저 바라보지만 말고..."라며 유혹을 하였지만 감히 손끝에라도 다칠까봐 다가간 손가락을 얼른 회수했습니다. ㅎㅎ

아직 벌레먹지 않은 새로나온 나무잎들은 온 산을 부드러운 비단 천으로 둘러싸고 있고 그 속에 마치 나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정좌한 한 채의 정자가 "왜? 술 한 병 없이 혼자왔느냐"고 타박을 하였지만 "그게 요즘은 쉽지않다"고 변명할 수 없었습니다. 

언제쯤 저 정자에서 친구와 술 한 잔을 나눌 수 있을지?

《술 고픈 날  / 조미하 》

『비가 와서 한잔
고달픈 삶에 한잔
바래버린 사랑에 한잔
대책 없는 세월에 한잔
금이 간 얕은 우정에 한잔
믿었던 사람의 배신에 한잔
살아 보려고 애쓰는 내게 한잔

핑계는 가지가지
이래저래 핑계 김에 한 병

술 마시는 날은
빡빡한 삶에서
예고 없이 가출하는 날

흐릿한 기억이
낡은 필름처럼 뚝뚝 끊기는 날

자신의 인생을
한발 물러서서 관찰할 수 있는 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보고 싶은 날
밀려오는 후회를
되돌리고 싶은 날

속 터놓고 한잔 기울일 수 있는
친구가 있음에 그나마 위안이 되는 날

통제력을 잃지 않기 위해
애써 태연하게 걷는 날

마음이 허전한 날
기쁨이 넘치는 날
친구야 술 한잔할까?』

새롭게 시작하는 아침인데 얘기를 하다보니 자꾸 어제로 돌아가는 듯 끌려가네요.

오늘은 금요일
힘껏 일하시고 즐거운 주말 맞이 합시다.

태화동에서...



youtu.be/97VpSN_zj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