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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15

오래된 날 5월5일 수요일 어젯 밤 내려 붓는 것 같았던 비는 언제 멈췄는지 모르지만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강 건너 남산 풍경이 바로 앞에 있는 듯 선명한 것을 보니 미세먼지도 싹 거둬간 것 같다. 오늘은 어린이 날! 어린이들이 즐거워야 할 날인데 어른보다 더 자란 노인이 즐거운 날인 것 같다. 어린이로 돌아 갈 재주가 없으니 기억으로 나마 돌려 보자면 어린이 때에는 솔직히 어린이 날이 있는지도 몰랐으니 즐기고 말고가 존재할 수는 없었고, 자식을 낳고 키우는 어른이 되어서는 어린이 날은 순전히 자식들에게 희생(?)해야 하는 그런 날이었던 것 같았다. 세상은 공평하다고 했는가? ㅎㅎ 자식들이 장성하다보니 이제사 자유가 생겼다. 더구나 하나는 제 짝을 만나 둥지를 떠났으니 돌보지 않아도 되고... 이제사 온전히 휴일.. 2021. 5. 5.
아침인사 190911 9월11일 수요일 하늘은 구름들을 치우고 있습니다. 물로 씼어 내기도 하다가 빗자리로 쓸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 번 한가위에는 달이라도 밝게 비춰 주려는 듯 말이지요. 내일이면 대부분 추석휴가를 떠납니다. 해외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럴 사정이 못되는 나는 고향을 찾아 볼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멀지않는 어린(?)시절. 내가 살던 고향동네 산전에는 물맑은 동천강이 늘 함께 했습니다. 철마다 새로운 재미를 주는 그런 맑은 강이었지요. 뚝에는 여러가지 봄나물들이 즐비했고, 강에는 장어를 비롯한 여러 물고기들이, 강가 모래톱에는 물새알이, 그리고, 겨울이면 다른 동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긴 스케이트 코스가 더 없이 좋은 놀이터였지요. 그리고, 특히 추석이 가까운 이맘 때면 전국에서 몰려오는 씨.. 2019. 9. 11.
아침인사 190731 7월31일 수요일 하늘이 새파랗습니다. 화답이라도 하듯 나무 그림자가 새까만 얼굴로 땅바닥에 드러누웠습니다. 아무래도 열기에 기절한 것일까요? 오늘은 칠월의 마지막 날인데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는 커녕 지나가는 실바람이라도 건졌으면 싶은 아침입니다. 이렇게 더위가 있고 짜증이 날 때는 지난 일을 생각하다 보면 금새 잊혀집니다. 어느 여름 날! 어머니는 콩밭 매러 가시면서 단호하게 명령을 내리십니다. 빈 소줏병을 주시며 "점심나절에 탁배기 공장에 가서 탁배기를 받아 부엌에 있는 보리밥과 무 짠지 접시를 담아 논에 가신 아버지께 갖다 줘라"고... 탁배기는 받아왔겠다...대나무 광주리에 밥과 짠지를 담고 진장에 있는 논으로 가기 위해 포플러 잎사귀가 하늘거리는 신작로를 따라 걷다보니 목이 마르고, 철다리를 .. 2019.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