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완22 기념일 많은 날 231111 11월11일 월요일 일요일도 근무를 하는 나에게 월요일이란 일을 시작하는 의미보다는 한 주를 시작한다는 의미만 남아 있는 듯 하다. 오늘도 아침 근무라서 간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허겁지겁 집을 나섰다. 현관을 나설 때는 몰랐는데 일터로 올라가는 도중에 평소와 많이 다른 풍경이 보였다. 오르막을 다 올랐을까? 동네가 보이는 길 모퉁이 산에 재선충이 먹은 소나무가 유독 빨갛게 보였고, 커브길에 세워 둔 반사경도 마치 만나지 못할 것 같았던 연인을 만난 듯 펑펑 울어서 눈물범벅이 된 듯 하다. 어디 그 뿐이랴? 검푸른색의 침침한 인조잔디 오라기마다 작은 이슬들이 내려서 막 떠오른 해빛이 비치니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사무실로 걸어가는 내내 투명한 별들이 내려 앉았는가 싶기도 하고 반짝반짝 무지개빛으로 영롱하.. 2024. 11. 11. 눈 오고 싶은 날 241110 11월10일 일요일 오늘은 아침 근무라서 일찍 일어났다.여름에는 아침근무가 맞았는데 아직도 날이 밝지 않고 어두컴컴한 것을 감안하면 새벽근무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 있게 들리겠다. 암튼 일곱시까지 일터에 가야 하므로 간식으로 목구멍을 대충 간지린 다음에 겉옷을 하나 더 걸치고 집을 나선다. 일터는 해발 150미터 정도 되지만 울산 중심부에서는 제일 높은 곳이라서 아침과 저녁에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한기를 느낄 정도다. 차를 타고 이예로를 빠져나와 교육청 뒷길 연결도로를 지나니 길옆으로 샛노란 감국들이 어둠을 밀어내고 있고 덩달아 사릿잎들도 노랑색 힘을 보태고 있다. 동쪽이 보이는 정상부근으로 막 해가 뜨기 시작한다. 구름이 많이 끼었지만 해가 나오는 그곳에만 비었는지 광채가 눈이 부신다. .. 2024. 11. 10. 소방의 날 241109 11월9일 토요일 일곱시 정도에 잠이 깨서 밖을 보니 어두컴컴했지만 쾌청한 날씨가 될 것 같더니 진짜로 따스한 가을 날씨다. 직장인들은 휴일을 즐기는 그런 날이지만 나는 붉나무가 빨갛고 노란 잎을 살랑이는 이예로를 따라 출근을 했다. 일터에 도착을 하고 보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트렉을 돌고 있고, 운동장에는 이미 축구시합이 시작되었는지 선수들끼리 싸인을 주고 받느라고 고함소리가 제법 시끄럽다. 어제는 내가 쉬는 날이라서 그동안 혹시나 훼손된 곳이나 변형된 것은 없는지 돌아보다 운동기구가 설치된 곳에 갔더니 운동기구는 그대론데 그 앞에 심어진 큰 나무들이 많이 변해 있었다. 수북이 쌓인 낙엽 위로 단풍든 잎들이 거의 떨어져 버린 앙상한 가지들만 하늘이 부끄러운 듯 가리고 있다. 땡여름이면 운동을 마친 .. 2024. 11. 9. 기차타고 전국일주 241108 11월8일 금요일 오늘은 쉬는 날이지만 마음은 평상시 보다 더 무거웠다.병원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 정기 검진을 받았는데 간 수치가 안좋다는 결과를 내놓으며 정밀진단을 보라는 얘기에 항상 마음 한구석엔 "진짜 안좋아졌나?" 하고 걱정을 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나는 병원에 갈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그럴만한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핑계였다. 그런데, 그 후 여러가지로 건강에 걱정거리가 생기기도 했지만 일때문에 병원에 갈 시간적 여유도 만들지 못하고 "가야지! 가야지!" 만 중얼거렸을 뿐 실제 가지는 못했다. 배가 아프기도 했고, 등줄기에 뻐근한 통증이 몇 달간 이어지기도 했고, 최근 들어서는 몸에 두드러기 같은 것들이 생기고 온 몸이 가려워서 나도 모르게 긁는 바람에 수십군데 .. 2024. 11. 8.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