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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는 청소부? 250330

by 올곧이 2025. 3. 30.

3월30일 일요일

 

 오늘도 대기질이 참 좋다.

하늘은 마치 가을 하늘처럼 흰구름이 둥실 떠 있고 그 사이 보이는 파란 하늘색이 청량감을 더한다. 오늘도 아침근무라서 일찍 집을 나섰는데 도로가 훤하다. 해가 긴 탓도 있지만 길가의 벚꽃 가로수에 꽃이 만개하여 더욱 밝아 보인다. 여기를 봐도 꽃 저기를 봐도 꽃들이다. 봄은 이래서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가 보다.

 

 이제 내일이 마지막 근무이니 지금은 베테랑으로 인정 받을만 한데도 또 실수를 했다.

지레짐작으로 신입이 나의 후임으로 왔으니 나와 같은 근무조로 생각했는데 출근을 하지 않아서 근무표를 다시 찾아보니 오늘도 내일도 신입은 오후 파트너와 근무가 잡혀있는 것을 이제사 알았다. 한편으로는 내가 근무표를 보지 않고 지레짐작을 했다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턴이어야할 지금 선임자인 나한테 업무를 받지않고 같이 근무할 사람과 같은 시간대에 근무를 시키는 것으로 근무를 편성했는지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어쨋거나 이제 막 청소를 끝내고 시계를 보니 아홉시다.

내일이면 계약이 만료되어 내가 이렇다 저렇다 간섭을 할래야 할 수도 없는 처지이지만 오늘 청소를 하면서 느낀 것은 시니어가 온 뒤로 청소상태가 자꾸 안좋은 쪽으로 바뀌어 간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닥이 오염물질이 완전히 닦이지않아서 본래의 색이 흐려지고 있는가 하면 벽에 튄 오염물질도 제거하지 않고 겹쳐져 가는게 눈에 조금씩 드러난다. 하긴 걸레도 빨지 않았는지 오물이 묻은 그대로 걸려있는 것을 보면 오염물질을 덧칠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고 공공시설물 청소에 대한 기본을 가르쳐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청소하는 일이 단순히 더러움을 제거하는 행위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공간을 정리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여 공공시설물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 편안함과 위생적인 생활을 제공하는 중요한 작업 즉, 써비스다. 그리고, 청소를 하는 당사자들도 단순한 노동를 댓가로 임금만 챙겨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시설물을 관리하는 전문가로서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제대로의 써비스를 제공하는 마인드가 생기고, 그 결과로 사용자들에게 편안하고 쾌적함을 느끼게 아닐까?

 그래서, 나는 이곳을 떠나면서 후임자들에게 청소인의 기본 정신이 뭔지 알려주고 싶다.
첫째, 성실함이다. 청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꼼꼼하게 해야 하는 일이 많다. 대충하는 것과 정성을 다하는 것은 결과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작은 먼지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자세! 그게 기본이 돼야 한다.

둘째, 책임감이다. 청소는 단순한 반복 업무가 아니라, 누군가의 생활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제대로 청소되지 않으면 세균과 먼지가 쌓여 각종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청소인 스스로가 자신의 역할에 따라 사용자에게 영향이 달라지는 중요한 사람임을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

셋째, 긍정적인 태도다. 청소를 단순한 힘든 일로 생각하면 금방 지치거나 회피하고 싶을거다. 하지만 깨끗해지는 공간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자신이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면 더욱 즐겁게 일할 수 있다.

넷째, 전문성이다. 거창하게 웬 전문성이냐 할지도 모르지만 청소를 하는 도구도 다양하며 청소방법도 다양하기에 어떤 도구를 어떤 순서와 방법대로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빠른 시간에 효율적으로 끝낼 수 있다. 각종 세제, 각종 도구, 다양한 방법 및 청소의 순서 들을 미리 익히고 숙련도를 높이면 더욱 효율적이고 빠르게 마감할 수 있음이다.

 지금, 바닥과 벽면이 점차 더러워지는 이유도 밀대와 깊은 관련이 있다.
밀대는 바닥을 밀어서 닦는 도구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밀어서 닦는 대’라는 뜻에서 이름이 지어졌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밀대를 마치 빗자루 사용하듯 해서는 밀대의 효율은 기대하기 어렵다. 밀대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우리가 지원 받는 것은 단순한 것이다. 다만 그것을 마른형태로 쓰는 방법과 물을 뭍혀 쓰는 방법이 다른 뿐이다. 그래서 어느 곳에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다른데 우리 시설에는 타일로 된 벽면과 바닥을 깨끗하게 딲는데 이를 사용한다. 

 

 사용하는 방법은 일단 물을 적신 밀대(물걸레)로 바닥이나 벽면에 묻은 오물을 씻어내고, 그 다음에 청결한 마감을 위해 마른 밀대(마른걸레)로 물기를 제거하여야만 사용자들로 인해 여기저기 물자국이 옮겨지는 것이 방지되고 청결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런데, 시니어나 파트너가 청소한 뒤에 가끔 살펴보면 오염된 상태로 빗질만 되어있거나 아니면 바닥에 오염물질은 딲아 냈지만 물기가 그대로 남아서 사용자들이 곳곳에 오염물질을 옮기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것은 아마도 청소를 빨리 끝내기 위해서 작업을 생략하는 경우라 생각한다. 젖은 밀대로 딲아내는 작업을 생략해서 오염물질이 그대로 묻어 있거나  또는 마른 밀대로 물기를 딲아내는 작업을 생략하여 여기저기 물기가 옮겨지고 지저분해진 경우라고 생각된다.

 

 덧붙여, 작업은 생략하지 않았더라도 도구를 제대로 쓰면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물로 딲아내는 작업만 하더라도 밀대로 미는 것 보다 힘을 덜 들이기 위해 밀지 않고 당기거나 끌면서 사용하면 오염물질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고 오히려 남아서 번질 수 있다. 미는 동작은 바닥에 적절한 압력을 가해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반면, 당기는 동작은 걸레가 이물질을 단순히 끌고 다니는 데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밀대를 사용할 때는 본래의 이름에 맞게 밀면서 닦는 것이 기본이며, 다만 물기를 딲아 낼 경우 물묻은 자기의 발자국을 없애는 마감작업을 할 때만 쓸듯이 작업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어쨋거나 청소는 단순한 노동이지만 공간을 쾌적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작업이고 직업이다.

이를 위해 성실함, 책임감, 긍정적인 태도, 간단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며, 올바른 도구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로 든 청소 도구 중 기본인 밀대도 허투로 다룰게 아니라 용도에 맞게 어떤 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청소의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니 기본을 중시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고 그에 앞서 청소를 한다고 스스로를 낮춰 생각할게 아니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전문가라는 자부심을 가지면 어떨까 싶다.

 

 시니어가 하는 청소를 오랜만에 다시 해보니 기본이 뭔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몸을 써서 그런지 개운한 기분이 오늘도 즐거운 날이 되겠다 싶다. 근무를 마친 오후에는 아애와 같이 태화장에 가서 막걸리나 한사발 해야겠다. ㅎㅎㅎ
좋은 날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