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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봄은 왔다 250228

by 올곧이 2025. 2. 28.

2월28일 금요일

 

 오늘은 주말을 앞 둔 금요일이라 마음이 한결 가볍다.

그렇다고 주말에 쉬는 것도 아닌데도 오랫동안 그렇게 지내왔던 터라서 그런지 불금이란 단어에 동화된 듯 하다. 그런데, 아침 여덟시 기온이 7도라서 겨울이 이제 끝났나 싶은데 낮에는 무려 18도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봄도 오기 전에 여름부터 오는가 하는 기분이 든다. 조금 아침 기분을 UP시키려고 과장은 했지만 이제는 봄이 왔는가 싶기도 하다.

 

 어제는 쉬는 날이라 아내의 기분도 살릴겸 점심을 밖에서 먹자고 제안을 했더니 드라이브를 겸해서 동네를 벗어나자면서 울주군 웅촌면 대복 동천로 14-3에 있는 '반달곰'을 추천해서 이예로를 타고 20여분을 달렸다. 

 

 아내는 안가봤으면서도 나에게 추천하는 이유를 물으니 "지인들이 가 봤다는데 버섯 샤브샤브가 마음에 드는 곳"이라고 자기도 추천을 받았단다. 버섯이라면 능이 백숙을 먹으러 몇차례 가 본 경험이 있고 시원한 국물이 연상되어 적극 동의하였고 빨리 먹어 보고픈 생각에 들뜬 기분이 되었다.

 

 소문이 났는지 현지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려고 하니 빈틈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주차장이 빼곡하다. 주차원의 신호에 따라 비좁은 틈에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서려고 하니 만원인데다가 대기한 팀도 무려 4팀이나 될 정도로 성황이다. 뻘줌하게 기다리는 것 보다는 바깥공기를 쐬며 걷다가 오는 것이 좋을 듯 해서 식당 앞 개천을 따라 잠시 걸었다. 개천엔 벌써 봄이 와 있었다. 머리에 울긋불긋 장식을 한 듯한 광대꽃과 청아한 실핏줄이 보이는 듯한 큰개불알꽃(봄까치꽃)이 피어 있었다. 그리고 버들개지는 아직 부풀지는 않았지만 가지엔 물이 꽉 차오른 듯 연두색이 선명했다.

 

 드뎌 봄이 다시 왔구나 하고 느끼면서 걷다가 언뜻 이 노래가 생각 났다. 노래 제목은 알 수 없었지만 "봄날이 오며는 뭐하노 그쟈"라는...제목이 뭘까? 생각하였지만 도무지 답이 안나오고 되려 머리가 굳어 버린다. 나이 탓이다. Waiting call이 올 때까지도 생각은 나지 않고 결국은 집에서 찾아보기로 하고 식당안으로 들어 갔다.

 

 식당안은 그야말로 좌석이 꽉찼고 우리가 앉을 좌석도 방금 청소를 끝내고 있었다. 메뉴는 단순하게 두가지였다. '버섯샤브전골'과 '만두전골'이 메인이었고 추가 메뉴로 칼국수를 비롯한 국수류 몇 개와 수제만두 등이 있었는데 우리는 버섯샤브전골을 시킨 것 같았는데 이것저것 따지 않는 내 입맛은 궂이 메뉴가 뭔지는 중요치 않았는데 역시나 버섯이 우러 난 시원한 국물을 유추해 볼 땐 버섯샤브가 아니었겠나 싶다. ㅋㅋ

 

 점심을 먹는 내내 음식 맛에 감동하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었지만 머릿속에서 흥얼대는 노래 가사가 궁금했었는데 오늘 아침에야 그 노래가 뭔지 찾아보니 2021년 12월 17일에 발매된 최백호씨의  "그쟈"라는 제목의 노래였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그 노래에 대해 다시 한번 더 감상을 한다.

 

우선 가사를 보자 

봄날이 오면은 뭐하노 그쟈 우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꽃잎이 피면은 뭐하노 그쟈 우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데

그래도 우리 맘이 하나가 되어 암만 날이 가도 변하지 않으면
조금은 외로워도 괜찮다 그쟈 우리는 너무 너무 사랑하니까

그래도 우리 맘이 하나가 되어 암만 날이 가도 변하지 않으면
조금은 외로워도 괜찮다 그쟈 우리는 너무 너무 사랑하니까
우리는 너무 너무 사랑하니까...

 

 그런데, 서울이나 다른 지방 사람들은 '그쟈'라는 말을 알까 싶어서 풀이를 해 보면 '그쟈'는 경상도 사투리로 ‘그렇지 않냐?’ 혹은 ‘그렇구나’라는 뜻을 지닌 "맞지?"라며 따스하게 동의를 구하는 말이다. 이 노래는 담담하면서도 애틋한 감정을 담아,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아픔과 위로, 그리고 묵묵히 곁을 지키는 사랑을 표현했다고 생각된다.

 마치 오랜 친구나 연인, 혹은 가족과 대화하듯 편안한 분위기로 시작되며 삶이 힘들고 지치는 순간에도 “그쟈”라는 말 한마디로 공감과 위로를 건네는 듯하다.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하고, 말없이 곁에서 함께해 주는 사람의 따뜻함. 아마도 그런 그림이 그려진다. 물론 나의 마음 속에서...

 노래에서 묘사되는 감정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선다. ‘그쟈’라는 말은 상대방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특별한 말 없이도 감정을 공유하는 사이에서 나올 법한 표현이다. 이는 말이 필요 없는 공감과 신뢰를 의미하며, 듣는 이들에게도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또한, 가사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겪는 외로움과 그리움을 담고 있다. 젊은 날의 사랑, 지나간 시간 속에서 스쳐 간 인연들, 그리고 그 속에서 느끼는 아쉬움과 후회가 담담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그 모든 감정을 애써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받아들이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강조된다.

 최백호 특유의 서정적인 멜로디와 읊조리듯 부르는 창법은 이러한 감정을 더욱 깊이 있게 전달한다. 한 마디 ‘그쟈’ 속에 담긴 다정한 위로와 공감은 듣는 이들에게 마치 따뜻한 손길처럼 다가와, 힘든 순간을 견딜 수 있는 작은 힘이 되어 준다.

결국 "그쟈"는 화려한 표현 없이도 깊은 감동을 주는 곡이다. 삶의 고단함 속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어 준다는 메시지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나는 오늘 누구에게 나의 속마음을 전해 볼까? ㅎㅎ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것은 아직 내 심장은 식지 않았다는 것일까?

 

  암튼 오늘도 어제처럼 봄 날씨인데다 이런 감미로운 사투리를 한 번 써 볼까 싶어서 터질듯한 진달래 꽃몽우리 사진에다 '그쟈'라는 노랫가사 일부를 적어 아침인사로 보냈다. 나와 느낌이 같은 사람이 받았으면 하고...

그리고, 다들 오늘은 멋진 불금 보내시기를...ㅎ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OBKXIHqZ9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