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1월13일 월요일
오늘도 기온은 매우 차갑다.
몸이 마치 감기가 걸린 듯 좀 으실으실한데다 아직 해볕이 달지 않아서 그런지 더욱 차갑게 느껴진다.
지난 10일 저녁에 아들 내외가 아내의 생일날(11일)은 출근을 하기 때문에 미리 축하하러 왔다면서 생선회와 여러가지 먹을거리를 사가지고 왔기에 반갑고 기쁜 나머지 폭탄주를 몇잔을 기울이고 난 뒤 부터 머리가 아팠다. 오래 살다보니 느낀 것이지만 대부분이 그렇더라. 좋은 일 뒤엔 꼭 좋지 않은 일도 생기는 법...?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pattern도 결코 좋지 않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세상 일은 언제나 공평해야만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다는 것을 수많이 겪었으니까!
예를 들어 그래프에 0점을 공평한 값으로 가상한다면 좋은 것이 +1점이라면 다시 수평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쁜 -1점을 만들어야 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암튼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 산이 있으니 바다도 있다" 뭐 이런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세상 모든 것을 잘게 더 잘게 쪼개더라도 본래의 모습들이 숨어 있듯이 인생의 긴 데이터가 공평한 것이라면 짧게 더 짧은 시간 속에도 공평함을 찾아가는 움직임들이 반복적으로 실행되는 것이라 나는 믿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현재의 내 마음이 편안하기도 하거니와 설령 현재가 좋지 않은 시기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때가 올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틸 수 있으니...그래서 "호사다마"나 "전화위복"이라는 말도 생기지 않았을까?
그 날도 적당히 즐겼으면 이렇게 아프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것이었는데 오랜만에 보는 아들과 며느리가 너무 반가워서 "부어라, 마셔라"를 거듭하다 보니 이런 아픔이 오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이렇게 아픔이 지나면 반드시 또 회복의 기회는 찾아오니까 그저 덤덤하게 이겨 낼 것이라 믿는다. 그걸 이겨내지 못한다면 pattern이 깨어졌으니 이승이 아니라 외계로 탈출하는 것이겠지?!ㅎㅎ
올 해 들어 와서 기록을 남긴 날이 한 두 번 되나?
하여튼 정해진 하루 24시간을 보내면서도 무척이나 바쁘게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살았다 싶은데 기록됐어야 할 그 무엇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듯한 허무감만 남아 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어느 날은 일터에 가기에 바빴고, 또 어느 날은 쉬는 날도 있었기에 여유도 있지 않았나 싶은데 지나고 나니 아무것도 해 놓은 것은 없는데 흔적이나마 남았을지?
그랬다! 2024년12월3일 23시발 비상계엄 이후 매일매일이 살얼음을 걷는 듯 그랫다.
지금도 틈틈이 뉴스를 보기 바쁘고 뉴스가 나오기도 전에 미리 세상사를 예측해야 할 정도로 바쁘다.
내가 왜 이래야 되는가 싶어 잠시 잠시 그 영양가 없는 짓(?)을 그만 두려고 하면서도 차마 그만두지 못하는 것은 내 육신이 이 땅, 내 나라에 맡겨져 있다는 사실에 나도 이 나라에 관심을 놓을 수가 없다는 것이 내 양심이다. 그렇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반란도 만만찮다. "인생 다 된 마당에 니 하나 신경 안 쓴다고 해서 나라가 어찌되겠냐?" 하는 내가 나한테 던지는 비아냥 대는 소리를 틈틈이 듣기도 한다. 내가 나라를 걱정할 때 마다 ...
그런데, 이 나라가 이렇게 자유롭게 된 것도 또, 이렇게 작은 나라가 6.25란 전쟁의 폐허를 딛고서도 세계에서 인정 받는 선진국 대열에 선 것도 누구 때문이었는지를 생각하면 '내 하나라도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점점 나를 채찍질 하듯 내 스스로가 종용을 하고 있다. 아직은 짙은 안개속을 헤매는 그런 형국이지만 곧 제자리를 찾고 더 올바르고 더 탄탄하게 자유민주가 굳어져 가는 미래의 한국이 될 듯한 느낌이다.
그제는 작년에 나와 같이 성남둔치에서 일을하던 친구가 저 세상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록 부고를 받지 못해서 문상은 못 갔지만 우리 세대도 이제 가는 세대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느낌이다. 초등학교 동기생들 특히 여자들은 하나같이 골골하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나마 만보를 걷고서 누웠다는 친구는 건강한 편이고 이미 치매를 앓고 있는 친구도 있다니 내 한몸 이렇게 건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오래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친구도 많다.
하지만 나는 오래 사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그 대신 내가 살아 있는 한 할 것은 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오후에 일하러 나간다. 일하러 나가는 것이 어쩌면 건강함을 얻는 것이니...
빨리 나라가 제자리를 찾고 내 마음에 있는 긴장감도 들어 냈으면 좋겠다.
아침에 내 마음을 옮기며 모두 내 나라를 우리 백성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