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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또 비? 240307

by 올곧이 2024. 3. 7.

3월7일 목요일

 

 또, 비가 내립니다.

이른 아침에 하늘을 볼 때는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아서, 오후에는 뒷산에나 올라 볼까 생각하면서 신문을 다 읽고 구삐들 밥을 주려고 나왔더니 비가 내리고 있네요. 아마도 봄 꽃들이 물이 더 필요하다고 소원을 청했나 봅니다.

 

 하긴 지금 핀 꽃들이야 기껏 복수초, 매화, 영춘화, 까치꽃, 광대꽃 정도고 수분도 그렇게 많이는 필요하지도 않았겠지만 이제는 수많은 종류의 온갖 꽃들이 다투어 피어날 텐데 창조자도 조금 고민이 깊어질 것 같습니다.

바람꽃을 비롯한 이름모를 야생초들과 산수유, 살구, 복숭아, 자두 등 과실수들에다 온 산을 붉게 물들일 진달래, 길 마다 늘어선 벚나무, 어디 그 뿐인가요? 동네마다 노랗게 물들일 개나리, 하얗게 숭고한 자태의 목련 등등...

그 하나하나 모두가 ㄴ'나 먼저' 라며 다투듯이 필 텐데 창조자 혼자서 어떻게 조절해 갈지? 

머리를 감으러 화장실에 들런 김에 변기에 앉아서 볼일을 보며 창조자를 걱정하다가 큭큭 혼자서 웃었습니다.

"이게 내가 걱정할 일인가?" 라는 생각에...

 

 오늘은 아파트 노인정에서 점심으로 물가자미(미주구리)회를 준비해서 특식을 한다고 초청을 했지만 저녁에 고등학교 동기들의 모임이 있기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정중히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런데, 뒤늦게 생각해 보니 잘못 생각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랫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너무 내 입장만 생각했구나 싶어서 ...?

이미 불참을 통보했으니 음식도 감안하고 준비했을 것이라서 또 다시 변경하도록 할 수는 없는 일이니 그냥 넘기도록 해야겠습니다.

 

  하긴 어제 오후에 서당에 갔다가 저녁 늦게 귀가하면서 아내에게 출출하다고 말을 했더니 자기가 마시려고 귀하게 보관하던 제주 우도 땅콩막걸리를 내어 놓아서 적정량의 알콜을 섭취했는데 또, 오늘 저녁에도 친구들을 만나면 그냥 맹숭하게 밥만 먹지는 않을 터, 어르신들께는 미안하지만 이만 자중하길 잘했다고 스스로 자찬을 ...

 

 오늘 뿐만 아니라 매일 생각하는 것이지만 쓰레기장 같은 방도 좀 치울까 생각은 하는데 자꾸 새로운 일을 만들어서 청소할 기회를 놓치고 마는데 오늘도 그런 날입니다. 비가 내리니 습기도 적당해서 청소하기 딱 좋은 날인데 어제 택배로 받은 책이 마음에 걸려서 아무래도 청소보다는 책을 처리해야 겠습니다. 하긴 방바닥에 널부러져 있으면 택배봉지도 쓰레기의 일 쁀이니 이것을 청소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ㅋㅋ

 

 주문한 책은 며칠 전 신문에서 읽은 글에 인용된 책인데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라는 말이 참 재밌어서 였습니다. 포장을 벗겨 내면 어떤 내용일지 알겠지만 엉뚱한 웃음을 좋아하는 내가 좋아할 내용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뜯어보니 조금 실망이네요. 일본의 실버(노인) 센류(5·7·5조의 음율을 가진 일본의 정형시)를 모은 것인데 120여 페이지의 시집같은 작은 size라서 실렸으면 몇 편이나 실렸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지만 섣불리 실망하기는 이릅니다. 양(量)만 많다고 다 알찬 것은 아니니까요!

벌써 책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유발했잖습니까?

일단 오늘은 이 것이 남은 시간동안 얼굴에 얼마나 많은 흠집(주름살)을 만들어 줄지?!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

바깥 활동이 여의치 않으시면 모처럼 책꽂이에 꽂혀만 있는 책에다 눈길을 쏟아 부으심도 좋을 듯 하네요.

그럼, 오늘도 즐거운 날이 되었으면 하고 기원하겠습니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