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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1123

by 올곧이 2022. 11. 23.

11월23일 수요일

 

비 흔적이 있어서 언제 왔는지 살피고 있는데 아직도 빗물이 고인 수면 위로 하나 둘 빗물이 튕기고 있네요.

바람은 없고 어제보다 1도 내려간 12도에 머물러서 활동에는 괜찮을 것 같은데 오가는 사람은 안보입니다.

아마도 비가 오니 활동에는 제약이 따르겠지만 건강한 몸이라면 빗 속의 정취도 있을 것 같은데...

 

아침에 신나고 재미있는 안부를 전해야겠지만 요즘엔 병상일지를 보내는 것 같아서 죄송스럽습니다.

어제도 낮에는 멀쩡하다가도 저녁이 되면 목이 따갑고 으슬으슬 몸살 기운이 지속됩디다.

귀신은 밤에 온다고 하지만 오늘 아침에 멀쩡한 걸 보면 귀신은 오지 못했나 봅니다. ㅎㅎ

 

엊저녁 늦게 올림픽 축구를 보느라 늦잠을 잤는데 목이 약간 깔깔할 뿐 큰 지장은 없습니다.

평상시에도 감기몸살은 2주 정도 앓았으니 참고 있지만 요즘엔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니 조금 걱정도 됩니다.

그래서, 내외간 옆에 붙어서 잘 때, 마스크를 하고 자고 있지만 그 불편이란? .....ㅋ~

말로 설명하기는 표현력이 없어서 그런데, 뭐랄까? 그냥 좀 불편합니다. ㅎㅎ

 

다행히도 이번 주에는 예정된 일정이 별로 없으니 조바심은 나지 않았는데 25일엔 모임이 있어서 걱정되네요.

그 때 까지는 나았으면 좋겠는데 평소처럼 보름정도 앓아야 된다면...? 음~ 좀 암담합니다요!

 

아픈 생각을 하면 할수록 쓰을~쓸 짜증이 올라 옵니다.

아픔은 생로병사라는 인생의 한 과정일 텐데도 아직 수양이 덜 돼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죽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은 들었는데, 늙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치네요.

"그냥 있으면 자동적으로 늙어지는데 뭔 연습까지나?" 할지 모르겠지만 모든 것이 새롭잖아요?!

 

그래서 가끔은 오래된 한시(漢詩)를 접하면서 나만의 늙어가는 연습을 합니다.

현대 시(詩)는 가급적 긍정적이지만 인위적인 느낌이 오지만 오래된 한시에서는 인생장면들이 직설적이거든요!

그래서, '다시 태어난다면' 다르게 살겠다는 부질없는 용기(?)보다는 물흐르 듯 가야할 곳을 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특별히 할 일이 없으니 한시 한 편을 올려 봅니다.

 

         《 蓄菜 (축채 = 김치를 담그다) 》

                                                    權近(권근 1352~1409 고려말, 조선초 학자)

十月風高肅曉霜 (십월풍고숙효상) : 시월이라 바람 거세고 새벽 서리 매섭다

園中蔬菜盡收藏 (원중소채진수장) : 텃 밭에 가꾼 채소 다 거둬 들였네.

須將旨蓄禦冬乏 (수장지축어동핍) : 맛있는 김장으로 겨울철을 준비하면

未有珍羞供日嘗 (미유진수공일상) : 진수성찬 아니지만 매일매일 먹을테니.

寒事自憐牢落甚 (한사자련뇌락심) : 겨우살이 생각하니 쓸쓸한 내가 가엾고

殘年偏覺感懷長 (잔년편각감회장) : 늙어 갈수록 감회가 더욱 깊어지네.

從今飮啄焉能久 (종금음탁언능구) : 앞으로 먹고 마실 일이 얼마나 남았을까

百歲光陰逝水忙 (백세광음서수망) : 한 백 년 세월이 흐르는 물처럼 빠르구나.

 

한 편을 감상한 느낌이 어떻습니까?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특별한 병을 앓지 않고서도 마음이 그에 버금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이런 아픔(?)조차 겪지 않고서 어떻게 인생의 참 의미를 다 안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까? ㅎㅎ

설사 병마가 찾아 온다고 하더라도 거쳐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아픔이 덜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도 선물받은 하루가 있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하니 열심히 살아가며, 할 수 있을 때 까지는 안부를 나눴으면 합니다. 화이팅!

 

태화동에서...

https://youtu.be/i3EwbusVX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