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8일 월요일
찬란한 햇빛이 동네를 밝히는 아침!
바람만 잦아 든다면 오늘도 따스한 날이 될 것 같아 좋습니다.
주말에도 날씨가 좋아서 걷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허벅지가 뻐근하도록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마스크 위로 가쁜 입김이 올라와서 안경이 흐려지는 것 말고는 이보다 좋을 순 없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달력을 보니 이번 주는 설 날이 기다리고 있네요. 울산시에서 배급해 주는 재난지원 카드에도 10만원이란 거금이 들어있어서 풍성한(?) 설날이 될 것 같은 예감이지만 가족끼리도 순차를 매겨 만나야 하니 참 희안한 명절이 될 것 같습니다.
"박상은 튀겼나? 골미는 뽑았고?..."
예전 이 맘 때면 오고가는 동네 어머니들이 이런 덕담을 나누기도 했지요! 이 덕담 속에는 이집 저집 형편이 어떤지 물음이 담겨있고, 혹시 저 많은 식구에 양식이 부족하여 명절조차 쇠기 어렵겠구나 싶은 집에는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애들을 핑계삼아 갖다주기도 하고...음~ 그런 세상이 다시 오겠지요?!
오늘은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이런 시를 골라 봤습니다.
《비밀번호 / 문현식》
『우리 집 비밀번호
□□□□□□□
누르는 소리로 알아요
□□□ □□□□는 엄마
□□ □□□ □□는 아빠
□□□□ □□□는 누나
할머니는
□ □ □ □
□ □ □
제일 천천히 눌러도
제일 빨리 나를 부르던
이제 기억으로만 남은 소리
보 고 싶 은
할 머 니 』
이 시는 2015년에 발표된 것인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동심이 흠뻑 묻어나는 어린이가 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반백의 동시작가가 쓴 글이라서 놀랐다고....나이는 먹었어도 마음은 동심 그대로...ㅎㅎ
가족마저 맘대로 만날 수 없는 요즘, 특히 이 시가 더 그리워 지는 오늘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머리 속에 온통 가족을 담는 그런 하루가 되었으면 싶네요. 좋은 날 되십시오.
태화동에서
https://youtu.be/aJFfDhY3Fp8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