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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마음의 글

남이 아닌 내 자신으로 산다는 것

by 올곧이 2008. 6. 17.

현대인의 생활이라는 것이 항상 바쁘기만 합니다.

바쁘지 않으면, 또 우두커니 앉아 있으면 마치 자신이 무능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바쁜 이유가 대부분 자신의 타이틀이나 몸값을 더 높이기 위해, 더 좋은 집과 더 좋은 자동차를 소유하기 위한 외적인 것들에

매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그렇게 그런 외적인 것에 매달리는 것일까요?

그건 남들이 그렇게 살기 때문입니다.

남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아니 그 이상으로 자신이 남들보다 낫기 위해 우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 않고 뛰어다닙니다.

 

재산이 적으면, 타이틀이 없으면, 좋은 직장에 다니지 않으면, 번듯한 집에 살지 못하면, 좋은 자동차를 타지 못하면 우리는

자신이 무능하고, 무가치하다고까지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류역사를 살펴보면 인간은 변덕스럽게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곤 했습니다.

어떤 시대에는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을 존경했다가 또 다른 시대에는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을 천대하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시대에는 돈이 많은 것을 탐욕의 상징으로 보았다가, 지금은 부자가 가장 큰 미덕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인간을 평가하는 기준은 이렇게 변하고 저렇게 변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습니다.

불과 몇 십년 사이에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예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직업이 지금은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기도 합니다.

참 인간의 변덕스러운 마음은 시도 때도 없이 인간의 가치기준을 바꿔놓아 버립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그 기준을 쫓아가려 하면 지치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모든 기준들은 다 외부로부터 왔다는 것입니다.

마치 자신이 판단해서 그 기준에 따라 살아가는 것 같지만, 우리는 외부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고, 그 기준만 맹목적으로 따라가려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10억을 모았다고 합시다.

그는 이제 부자가 되었으니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자신도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30억 가진 부자 앞에서 그는 결국 가난뱅이에 불과하다고 곧 느끼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그는 자신이 그 동안 도대체 뭘 했나 하는 자책을 하게 되고, 자신이 무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의 목표는 30억을 모으는 일입니다.

그래야 자신이 가치 있고 유능한 사람으로 평가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렇게 다시 개미처럼 앞만 보고 일을 할 뿐입니다.

그럼 이 사람이 더 욕심을 부리지 않고 10억을 모은 것에 만족했다고 합시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이제 돈을 모았으니, 이에 걸 맞는 취미생활도 하고 생활도 여유 있게 살아보고자 마음먹게 됩니다. 그런데 그 동안 돈을 모으느라 남들 다 하는 골프도 하지 못하고 제대로 취미 생활 하나 갖지 못했습니다.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골프나 비싼 와인 얘기가 화제로 올라오면 그는 다시 주눅 들게 됩니다.

자신이 뭔가 다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돈을 벌었지만, 나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에 비해 내가 가진 소양이 너무 부족하다고 열등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는 이제 골프를 배우고, 좋아하지 않은 와인이지만, 와인의 종류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목표했던 것이 채워지자 그는 다시 새로 운걸 채우느라 다시 바빠진 것입니다.

 

자신이 지금 좋아하는 일, 또는 취미생활, 내가 지금 목표로 하는 것들이 정말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인가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까?

분명 내가 좋아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여기면서 살아왔지만, 많은 것들은 남들과 맞추기 위해서,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아니면 사회가

이러 저러한 직업이나 타이틀을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가 원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한 번도 자신으로 살아보지 못하고 남을 따라가고 흉내 내기만 하면서 살다가 죽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것을 하지 않으면 다른 친구들한테 소외 당할까 봐, 아니면 그 집단에 끼어들지 못할까 봐, 아니면 유행에 뒤 떨어질까 봐, 무능하다는

얘기를 들을까 봐 우리는 맹목적으로 남을 따라서 살기만 할뿐입니다.

 

그럼 도대체 우리는 언제 남이 아닌 나 자신으로 살아볼 수 있을까요?

자꾸 사회가 요구하는, 또 남들이 요구하는 가치관이 모두 옳다는 편견부터 지워야 합니다.

그건 일시적으로 이 사회가 만들어 놓은 것일 뿐 절대적인 진리도 아닙니다.

그냥 변덕스런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이 시대에 잠깐 유행하는 가치 일뿐입니다.

거기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끝도 없는 무한경쟁의 파도에 휩쓸리게 됩니다.

그리고 남는 것은 공허감뿐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내가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해도 내가 진정 원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을 흉내 내는 것이 뭐가 즐겁습니까?

 

하지만 그런 공허감이 들면 사람들은 자신이 뭔가 덜 가졌기 때문에 만족스럽지 않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더욱 더 남들을 따라 하며 물건을 사 모으고, 타이틀을 높이고, 외적인 단장을 하는 데만 신경을 씁니다.

하지만 내면의 무의식에서는 항상 우리에게 자기 자신이 되라고 얘기해줍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내 방식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았다가 남들에게 따돌림 당하거나, 업신여김을 받거나,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이미 내 마음속 깊숙이 내가 아닌, 남이 가진 가치관이나 관념이 단단히 틀어잡고 앉아서 나를 좌지우지 하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생각이 이미 내 생각이 되 버린 것입니다.

마치 우리 산야를 덮고 있는 외래종 식물처럼, 또 우리 강에 이미 자리 잡은 외국산 물고기들처럼 그들이 우리의 주인으로 자리 잡아 버린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자꾸 남들을 따라 하기만 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불만스럽습니다.

외모도 그렇고, 자신의 집안도 내놓을 것이 없는 것 같고, 자신의 성격도 별로 좋은 것 같지 않고, 자신의 지위나 타이틀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사람들은 바꿔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남들이 가진, 또는 사회가 요구하는 인물로 자신을 개조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나 자신이 마음에 들것만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보고, 어떤 사람이 가진 좋은 성격을 차용해 보고, 어떤 사람이 가진 좋은 차를 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이 가진 취미를 자신도

해보고, 어떤 사람이 가진 타이틀을 갖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이 가진 좋은 집을 갖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력을 합니다.

이렇게 해서 남들이 가진 좋은 점이란 좋은 점은 다 가지려 하는 것입니다.

 

만약 자기 자신에 대해 만족스럽고, 자기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은 그렇게 열심히 남이 되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아닌 타인의 삶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겁니다.

 

사실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을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뭔가 부족한 점도 있고, 남들 앞에 내놓기 창피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도 나 자신입니다. 사실 그런 부분들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자신의 좋은 점만 가지고 갈 수 있습니까? 좋은 점과 나쁜 점은 손바닥과 손등의 관계 일뿐입니다.

좋은 점이 나쁜 점이고 나쁜 점이 좋은 점인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는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꺼려하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는 친구도 많은 편이 아니고, 운동도 어울려서 하는 것보다는 산책이나 달리기를 즐깁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이런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외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싶은 겁니다.

처음 보는 사람과도 쉽게 친해지고, 모임에서도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서서 즐겁게 사람들을 이끌어 가고,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한 우물만 파서 지금의 위치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또한 외향적인 성격과 달리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가정에 더 충실했으며, 자신이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성격이라는

것도, 또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성실성으로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자신의 개성이라는 것을 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부분이 없다면 자기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지 못합니다.

그저 외부에서 이 사람 저 사람의 좋은 점만 모아서 자신을 새로 창조하고 싶어 할뿐입니다.

사실 그럴 수도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프랑켄슈타인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는 부분을 접합한 부조화의 극치를 이룰 것입니다.

 

내 자신은 분명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만들어졌고,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외모를 타고난 것입니다.

사실 사람들의 평가라는 것이 얼마나 변덕스럽습니까?

오늘은 이게 좋다고 했다가 내일은 저게 좋다고 하면서 시시각각 변합니다.

그런 변덕스런 다른 사람의 평가에 나를 맡기려고 합니까?

 

 나는 나 일뿐입니다.

누구도 아닌 나, 이런 나를 보듬고 같이 가야하고, 장점도 단점도 끌어안고 갈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곰곰이 자신을 들여 다 보십시오.

나는 의외로 아름다운 조화와 균형을 이룬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겁니다.

물론 그것은 지난한 자기성찰의 길을 통해 가능하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내 자신이 될 때 우리는 행복해 질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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