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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1018

by 올곧이 2018. 10. 18.
10월18일 목요일

뒷산에는 어느 듯 가을이 깊어졌는지 아까시 잎사귀들이 노랗게 변했고 작은 풀들이 없어지고 큰나무들의 다리가 허전하게 보입니다.

조금은 싸늘한 바람이 일지만 미세먼지가 사라진 하늘엔 흰구름들이 해빛을 받아 금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활동하기에 좋은 날 같습니다.

오늘은 지인으로부터 받은 법정스님의 글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등하에서 주소록을 펼쳐 들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한낮에는
아무리 의젓하고 뻣뻣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해가 기운 다음에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 하나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 하나에도
마음을 여는 연약한 존재임을
새삼스레 알아차린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주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이 다음 세상 어느 길목에선가
우연히 서로 마주칠 때
오~ 아무개 아닌가 하고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자리에서 익혀두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될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법 정 -

오늘 이 날씨에 딱 와닿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
시간을 내어 이 가을에 빠져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