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93 아침풍경 241120 11월20일 수요일 옅은 안개가 지나갔다.하늘이 밝아지나 했더니 걷바로 불그스럼한 구름으로 노을이 비친다.컴컴해서 잘 보이지 않았던 마을이 점차 밝아오고 그나마 높은 건물꼭대기의 안테나가 보이는가 했더니 하얀색, 붉은색 건물들이 나타났다. 서서히 마을이 잠에서 깨어나는 아침풍경이 끝내주구만...ㅎㅎ 옆통로 3층에 사는 손씨 영감님이 뒷짐을 지고 뒤뚱뒤뚱 밖으로 나오신다.내가 일하러 다니는 사이 노란색 학원차는 팔았는지 보이지 않더니 흰색 승용차로 다가가신다. 갑자기 삑 하며 승용차의 헤드라이트가 켜졌다. 아마도 원격 시동을 건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이제 학원차도 나이가 많다고 안써주네" 하던 말씀이 생각난다. 아하! 그래서 학원차를 팔아버리고 승용차로 바꿨나 보다. 그런데 이렇게 일찍 어.. 2024. 11. 20. 부고를 받고 241119 11월19일 화요일 새벽에는 비가 내린 모양이다.주차장을 빠져나간 자리엔 차들이 오줌을 싸고 도망 간 것 처럼 세계지도를 그려 놓았다. 어제의 일이 생각나서 휴대폰의 일기를 먼저 보았더니 어제보다는 다스한 4.2도로 나온다. 어젯 밤 근무를 설 때는 체감온도는 겨울 같아서 장갑을 끼고 운동장을 돌았을 정도였는데 오늘은 좀 나을런지? 이렇게 갑자기 추워지면 제일 취약한 계층이 노인네들인데... 아침에 친구로 부터 모친이 별세하셨다는 부고장을 받았다.제법 오래 전에 들었지만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모셨다'는 얘기를 듣고 "그럴 수 밖에 없었나?" 하는 친구에게 섭섭한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생각을 하면 나도 마음이 불편했지만 자식을 두고서 요양원에 가야만 했던 친구 어머님은 또 얼마나 마음의 .. 2024. 11. 19. 갑자기 겨울? 241118 11월18일 월요일 아침 일찍 본 하늘은 마알간했다. 이곳 저곳을 살펴봐도 구름 한 점 없었다.따스할 것 같은 아침 햇살을 보면서 환기를 시키려고 베란다로 나가려던 나는 흠칫 놀라서 다시 거실로 들어와야만 했다. 추웠다. 속옷바람이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바깥 창을 연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추위가 온몸을 휘감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몸은 바깥 창을 여는 것을 포기하고 거실로 들어왔지만 그 찰라의 순간에도 창에는 이미 김이 번지고 있었다. 그만큼 안과 밖의 온도차가 컸다는 증거였다. "으~ ~" 자동적으로 떨리는 어금니를 진정시키면서 방으로 들어와서 휴대폰을 열어보니 기온이 2도로 찍혔다. 아직은 환기를 위해 문을 열어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을 했다. 왜냐하면 아직도 식구들은 늦잠을 즐기고 있기 .. 2024. 11. 18. 아내와 인연 241117 11월17일 일요일 흐릿한 날씨가 아무래도 비를 부를 것만 같다.오늘은 오후 근무기 때문에 오전 시간이 비어서 큰 산으로 등산을 하려니 시간이 어중간하고 그렇다고 그냥 집에 있자니 시간이 아깝고, 생각 끝에 뒷산에라도 가보자 하고 준비하려는데 아내가 같이 가자고 한다. 아마 아내도 산에는 가고 싶었지만 여자 혼자서는 두렵고 해서 차일피일 하며 산행욕구를 억누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혼자 산에 갔을 때는 혼자서 등산을 하는 여성들도 제법 보이던데 그만큼 나이만 더 먹었을 뿐 간담이 서질 않는 모양이었다. 하긴 안전한게 좋지만...! 산행을 가는 것도 나 혼자 갈 때는 그냥 물푸레나무 작대기만 들고 나갔지만 아내는 자기 습관대로 물도 넣고, 간식도 넣고, 제법 그럴싸하게 준비를 한다. 기껏 한 시간 정도.. 2024. 11. 17. 이전 1 2 3 4 ··· 49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