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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3

아침인사 211011 10월11일 월요일 가을비가 가볍게 내리는 아침. 우리집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두가지입니다. 앞베란다에서 보는 풍경엔 안개낀 남산을 배경으로 다닥다닥 모여있는 주택들이 잠을 자듯 조용합니다. 비 때문에 중단된 공원조성터에 있는 커다란 굴삭기가 대가리를 땅에다 박고 풀이 죽은 모습도 보이구요! 반면, 뒷베란다로 내다보는 풍경에는 산아래 가장자리에 만들어진 한 두뼘씩의 텃밭이 옹기종기 정답습니다. 밭에 심어진 가을배추는 소나무 잎새로 떨어지는 가을비를 샤워로 알았는지 한껏 팔을 벌리고 신이 났습니다. 이렇듯 가을은 멀리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사람의 기분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나 봅니다. 휴일은 잘 보내셨나요? 코로나로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나마 요즘은 지인들의 자녀결혼이 심심찮게 들려오니 살아있다.. 2021. 10. 11.
아침인사 210817 8월17일 화요일 언제 왔는지 모르지만 잠결에 일꾼들의 소리를 듣습니다. 유리창이 깨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두드리기도 하고 가끔은 쓸어내리기도 합니다. 조심스레 베란다로 나가보니 가을비가 또닥이며 창을 닦다가 가끔은 쏴아하고 쓸어 내립니다. 예년의 여름과 달리 바닷가나 계곡을 찾아 즐기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입으로는 가을이라고 말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아직도 가을은 멀었다며 뜸을 들이고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천둥소리가 들리고 비가 오는 가운데 이삿짐을 옮기는 풍경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아마 이 분은 가을이 왔다고 생각하고 성급하게 이사계획을 짠 듯 합니다. ( 이를 어째? 뜸 좀 들이지 않구....! ) 세상 일이 다 그렇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다 맞지는 않습니다. 이럴 것 같았는데 다른.. 2021. 8. 17.
아침인사 190827 8월27일 화요일 세상이 달라 졌을까요? 시끄럽던 공사장의 중장비 소리도, 뒷산의 새들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오직 고요만이 가득한 가운데 창틀에 튕기는 빗방울 소리만 들립니다. 보이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가을을 제촉하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안개에 쌓인 주변 풍경들이 모두 사라지고 우리동네 몇 집들만 보입니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풍경입니다. 어쩌면 다른 세상에 온 듯 하여 기분이 좋아지려 하다가도 문득 이방인의 마음이 됩니다. 오늘은 분위기를 깰까봐 TV를 켜지 않겠습니다. 대신 한편의 시로 찌던 마음을 씻을까 합니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 2019.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