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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1011

by 올곧이 2021. 10. 11.

10월11일 월요일

 

가을비가 가볍게 내리는 아침.
우리집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두가지입니다.

앞베란다에서 보는 풍경엔 안개낀 남산을 배경으로 다닥다닥 모여있는 주택들이 잠을 자듯 조용합니다.

비 때문에 중단된 공원조성터에 있는 커다란 굴삭기가 대가리를 땅에다 박고 풀이 죽은 모습도 보이구요!

반면, 뒷베란다로 내다보는 풍경에는 산아래 가장자리에 만들어진 한 두뼘씩의 텃밭이 옹기종기 정답습니다.

밭에 심어진 가을배추는 소나무 잎새로 떨어지는 가을비를 샤워로 알았는지 한껏 팔을 벌리고 신이 났습니다.

이렇듯 가을은 멀리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사람의 기분을 순식간에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나 봅니다.

 

휴일은 잘 보내셨나요?

코로나로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나마 요즘은 지인들의 자녀결혼이 심심찮게 들려오니 살아있다는 기분이 납니다.

때맞춰 나오는 TV속 재래시장의 풍경을 보는 것만 하더라도 긴장했던 마음이 풀어지고 기분이 좋습니다.

이것도 가을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런 날은 무엇을 한다해도 마음으로 다 소화할 수 있을 것 같기에 시 한 수 보태 보냅니다.  

 

《가을 들녘에 서서 / 홍혜리 》


『눈 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 먹으면

황홀치 않는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나네』

 

한 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이지만 마음이 느긋하니 오히려 바쁘지 않아 좋습니다.

이 기분을 같이 나눴으면 좋겠네요.

 

태화동에서...

https://youtu.be/pAMl_bWWZ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