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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등산

20110313 천황산을 오르고

by 올곧이 2011. 3. 13.

2011년 3월 13일(일) 모처럼 산행을 하기로 하고 삼총사가 모였다.

목적지는 경남 밀양군 소재의 천황산이다.

천황산은 주봉이 사자봉이며 해발1189미터로서 영남알프스 산군락중 가지산,

신불산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산이다.

산 이름에 천황이라는 글짜가 들어가서 일제의 잔재라는 說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들어보면 사뭇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어느 산악연맹에서 조사한 바로는 天皇山과 인접한 載藥山을 따로 구분을 하지않고

통칭 載藥山으로 불렀는데 주봉을 사자봉으로 작은 봉(지금 재약산)을 수미봉으로

불렀다고 하며 제 이름을 찾아주려고 했지만 워낙 오래된 일들이라 통합된 의견이

먹혀들지를 않는다고...

나도 한 때는 의협심에 끌려 밀양의 고사를 찾아 본 적도 있었는데 위의 내용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재약산이 아니고 큰 산임을 표시하는 嶽(악)자를 써서 載嶽山

(재악산)이라고 불리워졌다고 한 기록을 본 기억이 난다.

어쨌거나 지난 산행일지를 보니 2009년 5월에 갔던 기록이 있지만 워낙 자주가는

산이라서 그 이후에도 몇 번인가 간 것 같은 착각(?)을 가질 정도다.

(카페기록 http://cafe.daum.net/byeong50/LDCF/26 참조)

천황산의 등산코스로는 크게 세 방향으로 잡는데 배네골에서 오르는 방법과

표충사에서 오르는 방법, 그리고 제일 가파른 코스는 얼음골에서 바로 치고 올라가는

코스도 있고 베네골에서 출발하는 코스만도 다양할 정도로 큰 산임은 분명하다.

이번에는 배네재에서 배네마을로 내려오다 첫 마을인 주암마을에서 주암계곡으로

올라보기로 했다.

주암산장앞 주막앞에 주차를 하려다가 주차비 3천원이 아까워 길에다 주차를 하고

주막집 뒷편계단을 통하여 헛,둘,헛,둘. 좀 쫀쫀했나? 절약할 건 절약해야지 ㅎㅎ

힌트 : 주암계곡이 완만하고 수량이 풍부해서 여름에 각광을 받는다면

가을에는 주암계곡을 내려다 보는 능선코스인 심종태바위 코스가 제격이다.

주암계곡을 오르는 왼편에 심종태 바위가 우리를 내려다 보는 것 같다.

아직도 겨울이 채 가시지 않아선지? 아니면 감기가 덜 떨어졌는지?

바위들이 길게길게 콧물같은 고드름을 달고...

6분 걸었나? 현재시각 오전 9시36분인데 아직 등산객들은 보이지 않는다.

계곡 아랫쪽에는 제법 우렁차게 얼음녹은 차가운 물이...봄을 제촉하고...

날씨가 제법 포근해서인지? 오랜만의 산행이라 그런지?

전혀 거침없는 친구의 발걸음이 정말 가볍게 보인다.

20여분을 올랐을까? 계곡 곳곳에는 이렇게 나무에 고로수를

받기위해 비닐주머니를 달아두었다...ㅎㅎ 주인몰래 슬쩍 ㅎㅎ 음냐~.

40여분을 걸어 오두막집을 만났는데 예전에는 사람이

살지않았었는데 지금은 천황정사라는 간판이 달린 것으로

봐서 아마도 도인(?)들이 사는 것 같았다. 근데 좀 으스스하다.

10시25분. 대략 1시간 정도 올랐는가 본데 왜이리도 맛보고 싶었는지? ㅋㅋ

10시57분.

해발 고도가 높아 질수록 겨울은 제 모습을 잃기가 두려웠는지

꽁꽁 얼음으로 버티는 모습이 초연하다.

카메라에 찍히기 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ㅎㅎ 꽈당! 꽈당! 오늘은 허선생이 연극을 하려나 보다.

좀 전의 연극은 진짜 연극이었나? 고통이 따랐던 만큼 포즈도 좋다.

재약산 아래 라면등 간식을 파는 쉼터에 다달은 시각이 11시15분.

재약산은 가깝게 있지만 올려다 보이는 천황산은 아직도 새까맣게 멀다.

재약산(수미봉)을 올라 가려고 맘 먹었지만 워낙 길이

진흙밭이라서 곧장 사자봉으로 방향을 잡았다.

사자봉으로 가는 길도 그렇게 좋고 뽀송한 길이 되지 못하여

신발 밑창에는 진흙이 천근만근 달라 붙었다. A2 신발~

"은영이네 사자봉 쉼터"라는 간이 휴게소가 나타나고

주인인듯 아줌마가 간곡히 쉬었다 가라며 유혹을 했지만...

"내려오면서 들리마"고 약속아닌 거짓말(?)을 하고 헉! 헉!

11시44분을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정상은 저렇게 멀기만 하다. 휴~

동북쪽 능동산에서 오르면 그렇게 푸근하게 보이던 사자봉이

남서쪽에서 오르면 날카로운 돌산으로 변신하여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매봉이라는 봉우리 같은데 안내자가 없으니 확인이 어렵다.

매봉에서 올라 온 길을 되돌아보니 방금스친 휴게소가 벌써 저 만큼 ...

11시59분 매봉(?) 아래서 잠시 인증샷을 남기고...ㅎㅎ

눕힌 돌바위로는 모자랐는지 돌을 세워보려고 정성을 쏟는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고?...그것 안세우면 하늘이 무너지는가? ㅎㅎ

정상이 사자봉이라서 사자를 연상했음인지 매봉(?)이 꼭

사자가 으르릉 거리며 내려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이 길로 내려가면 표충사가 나온다)

하늘도 높고 사람도 맑다.

허선생이 공룡발자국이 있다며 찾아보라는데...여긴가?

공룡 발자국에는 난데없는 물이? 공룡발자국이 아니고 산신령님 오강였던가?

매봉에서도 사자봉은 아직도 멀게 보인다.

버스 한 대 분의 사람들이 정상에 우리를 기다리는지...

등산객들을 피해서 한컷 남긴 시간이 12시12분.

쉬다가 걷다가 놀면서 올랐는데 2시간42분이 걸려서야 정상을 밟았다.

바람을 피해서 정상에서 조금 내려 온 곳에 점심상을 펼쳤다.

아직 겨울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나물이랑 냉이국이 봄을 대신 말해준다.

북쪽(얼음골)을 내려다 보니 가지산 고갯길이 구불구불 보이고

울산서 밀양가는 가지산터널 끝간 곳에 고가다리가 건물처럼 보인다.

올라오는 길이 너무 험(뻘밭)해서 하산길은 능동산 쪽으로 잡았는데

이 곳도 샘물상회까지는 험한 말로 뻘떼x 같아서 장화를 신는게 옳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될 만큼 질어 빠졌다.

내려오면서 되돌아 본 천황산 경치는 부드럽게만 보이고

친구는 아까 오름길에 주막 아줌마랑 약속(?)을 못지킨게 마음에 걸린다며...

그렇고 그렇게 하산길은 즐겁고 창공을 향해 뻗고 있는 저 나무들 사이로

봄 볕이 제법 따갑다.

하산은 능동산 쪽으로 오다가 샘물상회를 지나니 케이블 공사장이 있고

10여분 걸으니 오른 쪽으로 내려가는 리본이 보였는데 이 곳이 물방골코스

같았다. 단풍나무가 많이 보이는 것이 가을에 오면 좋을 것 같은 코스다.

오늘은 하산코스를 새로 발견한 것을 수확으로 남기고

궁근정 삼거리 주막에 가서 쭈우욱 한잔 하면서 3시30분에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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