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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보름 달은 어디에? 250212

by 올곧이 2025. 2. 12.

2월12일 수요일

 

 오늘은 대보름 날이다.

그런데, 아침 일찍 부터 내렸는지 주차장은 물이 흥건하고 우산을 쓰지 않고서는 지하 주차장 까지는 조금 무리할 것 같아서 우산을 쓰고 내려갔더니 역시 비는 제법 굵고 세다. 어제 영취산 등산을 마치고 시골풍경을 보려고 통도사 앞쪽에서 언양 삼동면 방향으로 차를 운전하며 지나쳤는데 오늘 보름을 위해 만들어 둔 달집이 아주 규모가 컸다. 아마도 오늘 대보름을 맞아 큰 이벤트를 준비한 모양인데 날씨가 이래서 오늘은 많이 당황할 것 같다.

 

 작년 연말에 일어난 게엄사태로 대통령이 재판을 받고 있어서 국정이 거의 마비가 됐지만 그나마 이런 행사라도 하면, 얼어 붙었던 백성들의 마음들이 좀 누그러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이런 이벤트를 준비했을 텐데? 어쩌면 하느님도 무심하시게 날씨가 또 받쳐주지 못하고 있으니 무관심한 나도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날씨는 하늘에 매였으니 저녁에라도 쾌청하게 맑아져서 시름에 겨운 대한민국 선량한 백성들의 마음이라도 풀어 줬으면 하는 바램을 해 본다.

 

 오늘은 출근시간이 아홉시지만 새벽 출근자가 아직 경험이 없는 터라 혹시라도 도움이 될만한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 일찍 나왔다. 기껏 운동장관리에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할지는 모르지만 속속들이 접근을 하면 세세한 일도 제법 이많은게 사실이다. 주변 건물 특히나 화장실은 청소부터 정리하는 것이 요령이 없으면 시간만 잡아 먹고 일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참 많다. 바닥 청소만 하더라도 바닥에 물이 묻어 있으면 비질이 어려우니 사람들이 왕래를 하기 전에 빗자루로 먼저 쓸어야 하고 뭍은 오염물을 젖은 밀대로 딲아 놓고는 지체없이 바로 마른걸레로 딲아야만 오염확산을 막을 수 있으니 이런 요령들이 습관화되어야만 쉽게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역시나 사무실에 가기 전에 화장실 부터 돌아보니 미흡한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청소의 마음자세 마저도 갖추지 못한 것 같았다. 이 곳의 정리와 청소는 모두 이용자들에게 편리하고 청결하다는 느낌을 줘야 하는데 편리는 점차 익혀가면 될 것이지만 청결은 자기가 느껴보지 않으면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냐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거울만 하더라도 비누거품이 튕긴 물자국으로 뿌옇게 되어 있더라도 본래의 깨끗한 것을 느끼지 못했다면 예사로 보이기 때문에 청소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므로 아마 이 분도 그런 부류인 듯 하다.

 

 어쨋거나 내가 가진 느낌을 하나 하나 전달했으니 이후에 이 분이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계속 근무를 시킬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보내든지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면서  당분간은 같이 의사소통을 부지런히 주고 받아야 할 것 같다.

 

 일찍 출근 하는데다 평소 아침밥을 먹지 않으니 그냥 집을 나왔지만 오늘은 오곡밥에 나물을 곁들이는 정월 대보름이다. 예전 어릴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맨날 놀기 바빴었지만 이 날은 엄마가 손에 쥐어주는 대나무 채반을 들고 이웃을 돌며 오곡밥을 얻으러 다닌 기억이 난다. 물론 밥을 얻어 놓고는 친구들과 같이 동천강을 따라 올라가면서 배가 고픈 나머지 고사를 지낸 자리에 놓인 과일을 먹어 본다던가 짚으로 만든 인형을 뒤지며 그 속에 넣어 둔 돈을 꺼내어 과자를 사 먹으며 혹시 부정을 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하던 기억도 삼삼하다. 학교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어렴풋이 기억을 하지만 밥을 얻어 오면서 어느 집이 살기가 어려운지 알 수도 있고 그래서 도와주기도 하는 공동체 의식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자랑거리라고는 하지만 예전에는 누구 하나 잘사는 사람이 없었으니...그나마 모두 살기가 어려운 가운데서라도 이 좋은 풍속이 유지된 것은 우수한 문화를 계승하자는 마음들이 통하지 않았겠나 기 위해 오곡밥도 힘들여 짓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곤 한다.

 

 암튼 한국민속대백과에서도 정월 대보름 민속행사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행사들 보다 많은 내용을 실은 것 자체만 놓고봐도 우리의 자랑거리 임이 분명한 것 같다. 

대보름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한국민속대백과사전

 

folkency.nfm.go.kr

대충 축약을 해 보면 

『대보름의 대표적인 행사인 동제는 지금까지도 대보름날을 주로 해서 여신지모신앙(女神地母信仰)을 주류로 하는 고형(古型)의 전통을 지속시켜 왔다. 동달맞이, 달집태우기, 줄다리기, 점풍(占風)놀이 등의 대보름 풍속은 고대 기록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 성격상 충분히 고대부터 있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정월 대보름에는 많은 의례들이 행해지고 있는데 그것들의 모두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고 마을 공동의 의례들로 행해진다는 것. 즉, 한 마을에 사는 주민들이 지연적인 화합을 다지는 민속의 중요한 핵심이라는 것이다. 정초부터 대보름 전후에 동네 농악대가 집집을 돌며 즐겁게 놀고 축원해 주는 것을 지신밟기를 했고, 14일 밤에 부인들이 붕어나 자라를 사서 강에 놓아 주고 소지(燒紙) 축원을 올리는 방생(放生)을 하였으며 떼를 지어 횃불을 사르는데 이를 쥐불이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 정월 대보름 또는 정월 열나흗날 밤에 많이 한다. 이렇게 하면 논두렁의 잡초와 병충을 없애고, 재가 거름도 되고, 논두렁이 여물어지고 농사가 잘된다고도 한다.

 또, 어촌에서는 용왕을 달래는 굿을 하거나 정월 열나흗날에 풍어를 비는 깃발을 배에 달기도 하는데 이것을 “봉기(奉旗)를 단다”고 표현하는데 봉기는 대여섯 발 길이로 각색 물감을 들였고 장대나 또는 돗대 위에 달기도 한다. 이런 깃발은 고기를 많이 잡아오는 만선 때에도 단다고 하니 만선기를 다는 셈이다.

 

 그리고, 달과 관련된 풍속으로 청소년들이 짚이나 솔잎, 나무들을 모아서 언덕 위에 쌓고 조그만 오두막이나 큰 다락 등의 달집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는 달이 뜨기를 기다려서 불을 지르고 환성을 지른다. 달집 속에 대나무들을 넣어서 터지는 폭음으로 마을의 악귀를 쫓기도 한다. 달집이 탈 때 고루 잘 타오르면 풍년이고, 다 타고 넘어질 때 그 방향과 모습으로 흉풍을 점치기도 하는데 우리동네(병영 동동)에서는 동천강 모래밭에 달집을 세우고 달이 뜨길 기다렸다가 달집에 불을 내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고 동천강둑을 따라 빈깡통에 철로에 떨어진 기름진 침목 조각을 넣고 불을 붙이고는 빙빙 돌리기도 하고 거의 다 탔을 무렵이면 깡통을 하늘 높이 던지면 쏟아지는 불똥들이 캄캄한 밤하늘에 별이 쏟아지듯....햐! 끝내줬는데...ㅎㅎ.

 또, ‘액막이연’이라 하여 정초부터 날리던 연을 대보름날에는 날려 보낸다. 이때 연에 ‘송액(送厄)’ 또는 ‘송액영복(送厄迎福)’ 등의 글귀를 써서 하늘 높이 띄우고, 연줄을 끊는다. 연은 한없이 날아가 버리고, 그 연의 주인이 지닌 액은 다 사라진다고 한다.

 그리고, 보름 귀밝이술[耳明酒]은 대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고 찬 귀밝이술을 한 잔 마시는데 이에는 귀가 밝아진다는 의미 외에 일년 내내 좋은 소식만을 들을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부럼깨기 풍속도 마찬가지이다. 『동국세시기』에 “상원 이른 아침에 날밤·호두·은행·무 등을 깨물면서 일년 열두 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주십시오 하고 축수하니 이것을 이굳히기[固齒之方]라고 한다.”고 했다. 이굳히기는 중국·일본에서도 널리 전해 왔으며 설날에 행해지고 있다. 부럼은 지금도 전국적으로 성행된다.

정월 대보름날을 전후해서 찰밥과 약밥을 먹는 풍속이 있다. 찹쌀을 쪄서 대추· 밤·기름·꿀·간장을 섞어서 함께 찌고 잣을 박은 것을 약밥[藥飯]이라고 한다. 이것은 대보름의 좋은 음식이고, 이것으로 제사를 지낸다. 찰밥[糯飯]에 더 공을 들인 것이 약밥이 되는데 없는 살림살이에 이런 풍속은 글쎄다. 부잣집에만 했을랑가?

 

 그리고,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김치를 먹지 말라면서 밥상에 김치를 올리지 않았는데 이유는 자료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 살쐐기(여름철에 생기는 피부병의 한 가지로서 가렵고 따끔거림. 흔히 몸쐐기라고 함)가 온 몸에 인다고 여긴다. 또 풀쐐기(불나방의 유충으로 누에와 비슷함. 온몸에 거친 털이 빽빽하며 몸빛은 검푸름.) 또는 벌에게 쏘인다고 여긴다. 그리고 발바닥에 가시가 배긴다고도 하고 논밭에 잡초가 무성해진다고 여기기도 한다. 또 “얼굴에 검버섯이 핀다.”, “손가락에 보풀이 생긴다.”, “이(치아)가 상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백김치를 먹으면 “머리가 센다.”고 하고 동치미를 먹으면 “못자리에 이끼가 낀다.”고 여긴다. 따라서 김치뿐만 아니라 깍두기 내지 김치국도 일절 먹지 않는다. 그리고 음식을 조리할 때에도 고춧가루를 넣지 않는다. 한편 살쐐기가 일 경우에, 측간에 있는 짚을 그슬려 깨와 함께 볶은 후 환부에 바르면 낫는다고 한다.

 또, 대보름에 찬물을 마시지 말라! 비린 것을 먹지 말라! 대보름날 오전에는 마당을 쓸지 말라! 빨래를 하지말라! 는 말씀도 있었지만 그 이유는 알지 못했으나 과학이 부재하고 또 의학이 보급되지 않았던 상황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재액을 대비할 만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술적인 힘을 빌리지 않았을까 하는 기록에 전적인 동감이다.

 

 어쨋거나 이 대보름에는 갖가지 많은 행사가 있었는데 이는 모두 이웃간의 화목과 단합을 위한 것이었는데 오늘은 날씨도 그러하고 아직도 나라의 최고 심부름꾼인 대통령이 감옥에 있으니 보름달도 미안해서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에감이 든다. 또 모르겠지만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갑자기 구름을 밀어내고 "옛다! 보름달 받아라!" 하면서 환한 보름달을 보여 주실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 오늘은 열심히 하늘을 쳐다 볼 수 밖에... ㅎㅎ

 

암튼 오늘은 좋은 음식으로 풍성한 한 해가 되기를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