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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참 오랜만이네요 240821

by 올곧이 2024. 8. 21.

8월21일 수요일

 

 근 열흘만에 인사를 드리는가 봅니다. 무더위 잘 참고 계시겠지요?

아직은 새벽시간이고 밖에는 태풍의 영향인지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후덥지근한 열기가 있어서 선풍기를 틀고 있습니다. 작은 빗방울이 날리지 않고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은 바람이 전혀 불지않는다는 것이 태풍의 영향이 맞나 싶네요! 덕분에(?) 주변의 소리들이 더 크게 들립니다. 이예로를 올라가는 차들이 내는 엔진 가속음에서 부터 바퀴로 물을 가르는 치지직 거리는 소리, 뒷산 어딘가에서 들리는 이름모를 풀벌레들의 합창, 바쁜 선풍기의 날개가 돌아가는 소리...ㅋ

귀는 점점 어두워지는데도 이렇게 여러가지 소리가 들리는 것이 어쩜 고마워해야 할 것이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섞여서 들리니까 오히려 시끄러워서 싫어 집니다. 다만 앞베란다 어딘가에는 귀뚜라미가 입주했는지 "또르럭 또르럭" 거리는 소리가 가을을 부르는 소리같아서 반갑습니다. "그런데, 방충망이 쳐저 있는데 어떻게 들어 왔지? 베란다 밖에서 우는 소리가 들리나? ㅎㅎ"

 

 그건 그렇고! 참 오랜만이지요?

그동안 무더위와 열대야로 피곤하기도 했지만 그보다 일터에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서 몸을 혹사당하다 보니 집에 오면 그냥 고꾸라집니다. 덕분(?)에 취미생활인 서에도 잠깐 쉬었을 정도로...

 

 무슨 일이 그렇게 많으냐고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을 던져 봅니다만 즉답이 나오지 않고 잠깐 고민을 해야 할듯 망설여 지는 것이 딱히 일이 많다기 보다는 아직은 내가 일터에 적응을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특히 사람관계가 제일 큰 문제인데 나와 같이 짝을 이룬 동료의 성격과 내 성격을 어떻게 맞춰가야 하는가가 제일 고민입니다. 이건 나에게 일을 물려주고 간 전직의 뒷담화로 들은 것이라서 무시하였는데 점점 그 얘기가 현실로 다가오니 참 피곤하네요!

 

 전직이 말한 한마디 "네가 안하면 나도 안한다"로 지금의 짝과 서로 반목을 하다보니 작업장의 일은 장기간 손을 보지 않은 폐가에 이사를 들어간 느낌? 암튼 여기저기 거미줄 범벅이고, 구석구석 쌓인 먼지는 쓸고 씻어내도 그 잔해들이 나오고 특히, 화장실에서 나오는 지린내는 여지껏 독한 세제로 씻어 낸 결과로 이제사 조금씩 잡혀가는 듯 싶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내가 쉬고 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듯한 ...

 

 이 일이 봉사하는 것도 아니고 월급을 받아 가면서도 왜 이렇게 안하는 것인지? 아니면 성격인지?

대놓고 물어 보자니 전직과 마찬가지로 싸움이 날 것 같고, 그 이후엔 전직과 마찬가지로 남은 기간을 반목으로 채워야 할 것 같아서 참고 지켜보면서 또 참지만 이게 얼마나 갈지?

10여년도 더 지났지 싶은데, 국민학교 동기 몇몇과 갔었던 경주 양동마을의 서백당이 생각 났습니다.

"그래! 어려울 때마다 말로 다투지 말고 조용히 참을 인(忍)자 백번을 쓰자"는 書百堂 의 유래. 

세상 모든 것은 세월이 가면 변하듯이 참을 인자를 쓰는 시간에도 세월은 가고 그 때면 좀 변하겠지?! ㅎㅎ

 

 오늘은 아홉시 부터 밤 열시까지 혼자서 근무하는 날입니다.

때마침 비가 와서 구장에 이용자들도 오지 않을 것 같으니 마음놓고 느긋하게 대청소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물고 해볕이 강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벌써 가로수엔 단풍이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가을이 코 앞입니다.

좀 더 상쾌하고 깨끗한 계절을 맞을 수 있게 오늘은 맘껏 일해보고 싶은 날로 지정했습니다.

태풍이니 피해가 없도록 미리미리 단속들 잘하시고 건강합시다. 화이팅!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