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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초복 240715

by 올곧이 2024. 7. 15.

7월15일 월요일

 

 비가 개고 주차장이 반쯤 마르고 있는 오늘은 초복(初伏)입니다.

안부글을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바람이 불지않아서 공기가 정체된 것 같아 선풍기를 틀었습니다. 그나마 조금 시원한 것 같은데 이번엔 천정에서 자판을 비추고 있는 LED등에서 열기가 목덜미를 찌르듯 내려옵니다. LED등의 특성상 열기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찌르듯한 기분은 무엇이 원인인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몇년 전에 전기상을 하는 친구로 부터 전기세를 억수로 절감할 수 있다는 말에 형광등을 떼내고 LED로 교체헸는데 이런 일이 있고보니 다시 형광등으로 갈아볼까 싶지만 전기요금 뿐만 아니라 내구성도 좋아서 그냥 참고 있습니다.

 

지금은 밖이 훤하니 불을 꺼도 될 것 같아서 불을 껐습니다. 불을 끄니 자판글씨가 희끗하게 보일 정도로 아직은 어둡지만 손에 익은 실력(?)으로 만회할까 싶습니다. 조금 있다 신문을 읽을 때는 불을 다시 켜야되겠지요!

 

 오늘은 삼복더위가 시작되는 초복(初伏)입니다.

한자를 보면 대충 이해할 정도로 처음초(初)에 엎드릴복(伏)이고 伏字를 띁어보면 사람이 개를 끌고있는 모양이니 처음으로 개를 꿀린다(엎드리게 한다는 뜻)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초복은 중국의 풍습에서 시작되었구나 싶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조선말기에 저술된 '동국세시기'에 기록된 내용에 따르면 "사기(史記)에 이르기를 진덕공 2년에 처음으로 삼복제사를 지냈는데 개를 잡아 충재를 방지하였다"고 합니다. 즉, 인간을 괴롭히는 여러 벌레들을 물리치기 위하여 개를 잡아 제사를 지냈다』는 말인데 글쎄요? 과학이 발달한 지금 생각하면 좀 이해가 안되는게 더위와 벌레 그리고, 벌레와 개는 정확하게 어떤 관련이 있는지 참 궁금해 집니다. ㅎㅎ

 그래서 우리나라의 풍습을 찾아보니 우리나라(조선시대)에서는 삼복이면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얼음교환권)를 줬고 그걸 받아든 벼슬아치들은 빙장고에 가서 얼음을 받아서 뭘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수박화채를 만들거나 미숫가루에 얼음을 넣고 시~워~언 하게 마시지 않았을까 싶네요. ㅎㅎ 암튼 그 때에도 우리가 중국보다는 현실적이고 과학을 중시한 풍습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나는 국뽕이니까...!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삼복더위라는 말도 초복부터 말복까지는 덥다는 뜻이랍니다.

 

 어쨋거나 더위는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것이므로 더위를 먹지 않으려면 몸을 튼튼히 할 수 밖에 없고, 그럴려면 보양식으로 몸을 보해야만 하는데 오늘은 어떤 보양식을 먹어야 할지? 아내가 보양식을 준비했을라나? 점심에 줄랑가? 저녁에 줄랑가? ㅋㅋ 혼자서 헛물을 켜고 있는 내가 참????

 

 아하! 그러고 보니 어제 저녁에 먹은 민물장어가 오늘(초복) 더위에 대비한 보양식이었나?

며칠 전 옆동네 자형한테서 받은 민물장어가 엊저녁 밥상에 올라와서 오랜만에 풀때기 대신 보양을 했거든요! ㅎㅎ

아무래도 그런 것 같이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보양식이 없더라도 섭섭해 할 필요는 없는 것이네요! 보양식이 나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되는거고...ㅎㅎ

 

 이른 아침부터 실없는 소리로 심더렁하시더라도 재밌자고 쓴 글이니 이해해 주시구요.

이제부터 다시 불을 켜고 신문을 본 뒤에 서당에 나갈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초복인 오늘은 더위 안드시게 손바닥을 마주쳐 빌더라도 보양식으로 삼시세끼를 즐기시기 바라면서 이만...

 

태화동에서...

엊저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