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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마음의 글

50대를 위하여 [권영설의 경영업그레이드]

by 올곧이 2008. 10. 16.

 

입력시각 : 2008-10-15 17:40

 

10년전 외환위기 최대의 피해자는 50대였다. 경영진이던 사람들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평사원 고참들도 구조조정의 와중에서 밀려났다. 기업에선 지금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조짐이다.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온다고 해도,주식이 별로 없고 부채가 크지 않은 , 공포를 느끼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그러나 50대는 다르다. 눈을 낮춰 회사를 옮겨갈 있는 연령이 40대가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자녀 교육과 결혼 문제를 해결짓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암담하기만 하다. 구조조정의 바람이 텐데 비켜갈 방법이 있을까.

 

떨고 있는 50대뿐만 아니다. '중요하지 않은' 부서는 통째로 없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서리치고,여러가지 형태의 비정규직 사원들은 그나마 가졌던 소속감을 잃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쌓여간다. 경기침체의 와중에서 나타날,아니 이미 나타나고 있는 우리 회사 사회의 모습이다. 구조조정의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다.

 

묘한 것은 일부 회사의 경우 이런 상황을 즐기는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이다. 평소에는 여간해선 말을 듣지 않던 직원들의 군기를 잡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회사 적지 않다. 특히 변화를 갈망하는 젊은 사원이 많은 조직에선 이런 위기상황 덕분에 구조조정 드라이브에 힘이 실리는 경우가 많다. 명예퇴직을 실시해도,정년단축을 결정해도 명분이 충분한 같다고 믿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 구조조정은 경제위기 상황에선 누구나 거역할 없는 대세로 여겨진다.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 것은 구조조정은 단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회사 경영에 엄청난 역효과를 준다는 사실이다. 회사의 생산성에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할 때가 바로 구조조정 논의가 지리하게 계속될 때다.

 

특히 소문만 무성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전체 직원이 생산적인 업무에 투입하는 시간이 60% 달하지만,구조조정기에는 16% 불과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신 직원들의 시간의 40% 사회적인 이슈나 사내의 소문에 관한 얘기로 소모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IBM 연구결과에 따르면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75% 실패하는데,실패 원인의 90% 모두 사람과 관련된 이슈라고 한다.

 

앞으로 경제가 나아질 기미를 보일 1년여 넘게 우리 사회 전체는 구조조정기에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자칫 사회 전체가 비생산적인 논쟁에 빠지고 결과로 오히려 구조조정 이전보다 더한 생산성의 침체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

 

그러니까 이왕 구조조정을 하려면 단기에 끝내야 하고,축소 지향이 아니라 경쟁력 향상에 초점을 방향을 분명히 해야만 성공할 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가지를 고려할 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에서 그동안 뜨거운 감자였던 임금피크제를 본격 논의하기 좋은 시점이 아닐까 한다. 구조조정에 따른 특정 연령대의 피해를 최소화하고,회사로서는 조직동요를 최소화하는 구조조정 방안이어서다. 그런 방안이라야 50대들을 내보내고,비정규직을 내몰고,하청업체 목을 조르는 식으로 특정 계층만의 '고통 전담' 강요하는 구조조정을 피할 있을 같기도 하다.

 

모두들 힘든 시절로 들어가야 하는 분명한 같다. 하필 가을이라 스산하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