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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봄이다! 240204

by 올곧이 2024. 2. 4.

2월4일 일요일

오늘은 봄이 시작되는 입춘(立春)입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음력 1월, 양력 2월 4일경이며, 태양의 황경이 315°에 와 있을 때이다. 봄으로 접어드는 절후로 음력으로는 섣달에 들기도 하고 정월에 들기도 하며, 정월과 섣달에 거듭 들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재봉춘(再逢春)이라 한다. 정월은 새해에 첫번째 드는 달이고, 입춘은 대체로 정월에 첫번째로 드는 절기이다. 입춘은 새해를 상징하는 절기로서, 이날 여러가지 민속적인 행사가 행해진다.

그 중 하나가 입춘첩(立春帖)을 써 붙이는 일이다. 이것을 춘축(春祝)·입춘축(立春祝)이라고도 하며, 각 가정에서 대문기둥이나 대들보·천장 등에 좋은 뜻의 글귀를 써서 붙이는 것을 말한다.

한편, 옛날 대궐에서는 설날에 내전 기둥과 난간에다 문신들이 지은 연상시(延祥詩) 중에서 좋은 것을 뽑아 써 붙였는데, 이것을 춘첩자(春帖子)라고 불렀다.

사대부집에서는 흔히 입춘첩을 새로 지어 붙이거나 옛날 사람들의 아름다운 글귀를 따다가 쓴다. 제주도에서는 입춘일에 큰굿을 하는데, ‘입춘굿’이라고 한다. 입춘굿은 무당조직의 우두머리였던 수심방[首神房 : 큰무당]이 맡아서 하며, 많은 사람들이 굿을 구경하였다.

이 때에 농악대를 앞세우고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걸립(乞粒)을 하고, 상주(上主)·옥황상제·토신·오방신(五方神)을 제사하는 의식이 있었다.

입춘일은 농사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첫번째 절기이기 때문에 보리뿌리를 뽑아보고 농사의 흉풍을 가려보는 농사점을 행한다. 또,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서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해 풍작이 된다고 한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봄을 부르기 위해 하늘은 벌써 나흘째나 비를 가둔 커다란 그릇을 남쪽나라 여기저기로 옮기고 있는 모양입니다.

어젯밤에도 비가 내렸는지 마당이 흠뻑 젖었고 뒷산 소나무 숲이 제법 초록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일어나기가 바쁘게 컴퓨터를 켜고 앰프를 연결하고 봄에 어울리는 노래를 틀었습니다. 정확히는 제일 먼저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을 틀고 귀를 집중해 봅니다. 한참을 듣다가 놀란 듯 부엌에서 일하는 아내를 향해 "입춘첩은 몇시에 붙이냐?"고 물어 봅니다. "올 해는 저녁 5시27분이랍니다"는 대답을 듣고서야 긴장된 마음을 내려 놓습니다. 몇 해 전에야 알았지만 입춘첩도 정해진 시간에 붙여야 의미가 있다고 해서 혹시 시간을 놓치지나 않았는지? 언제인지는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야밤에 붙인 적도 있거든요! ㅎㅎ

 

입춘첩은 며칠 전 서당에 가서 몇 장을 써서 갖고와서 아랫동네 자형집에도 호계에 사는 처남에게도 ...나눠줬습니다. 건강하고 복받으라는 정성을 담았으니 틀림없이 그렇게 될 거란 믿음도 있고 또 한번 더 염원해 봅니다.

오늘은 가족모임을 가지기로 했는데 직장에 다니는 막내 여동생이 갑자기 "직장에서 출근하란다"면서 참석이 어렵다고 하네요. 최대한 직장인을 먼저 고려하여 일요일엔 교회에 나간다는 네째 누님에게 양해를 받아서 하는 모임인데 정작 주인공 같은 여동생이 펑크를 내버리니 참 난감합니다. 날짜를 변경하려니 이미 부산 큰누님은 출발준비를 마쳤을 것이고 또, 홀로 사시는 큰누님은 연세도 90이 다 되었고 거동도 불편하시지만 형제들을 보기 위해 오시기 때문에 다시 연기를 한다고 하기가 마음에 걸려서 부득이 오늘은 공식적인 모임은 되지 못하고 임시모임으로 변경해야 하겠습니다. 기왕이면 모두 보면 좋은데...조금 아쉬운 마음이 왔다갔지만 벌써 깔깔거리며 웃는 모습들이 눈에 보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한 것이...

다행히 하늘도 오늘은 비를 내리진 않을 것 같네요.

비가 오더라도 누님들이 모두 제 살던 집으로 가신 다음에 올 것입니다. 그것도 입춘첩에 담았거든요! ㅋㅋ

봄을 맞은 우리집에는 비발디 사계 중 봄도 끝나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도 끝나고 이젠 조용한 카페음악이 흐르고 있습니다.

가족모임이 없었다면 자전거를 타고 언양을 가다보면 구수리를 조금 지나 대암댐 무너미가 있는 곳에 갔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오늘은 가지 못하지만 그 아래 천변(川邊)에는 온통 강버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봄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라 내일이라도 가 보리라 생각합니다. 아마도 봄이 가득하지 않을까?!

한 해의 시작은 1월 1일이라지만 인간뿐만 아니라 만물의 길흉화복은 모두 입춘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하니 오늘은 서로를 위해서 안녕을 기원하는 날이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이 안부를 접하신 모든 분들이 모두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