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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녕하세요? 231024

by 올곧이 2023. 10. 24.

10월24일 화요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잡꿈에 시달리며 자고 있다가 아내가 깨워서 간신히 일어 났습니다.

대충 얼굴을 씻고 밖을 보니 하늘엔 흰구름으로 장막을 쳤고 시간은 벌써 반나절이 다 돼 가는군요.

오늘은 오후에 근무를 나가야 되는데 아직 몸이 쾌청하지 않으니까 걱정이 됩니다.

 

요즘에는 감기와 독감과 코로나가 동시에 공격을 하니 사람들도 의사도 혼돈상태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기증세라며 문진을 하고서 감기약을 처방을 받지만 그건 잘못이랍니다.

감기와 독감과 코로나가 각각의 치료방법이나 약이 다르다고 하는데 갑자기 의문이 듭니다.

"나는 '감기몸살'이라고 처방을 받았는데 의사는 정확히 판단을 했을까?" ㅎㅎㅎ

그러고 보니 오늘이 일주일 짼데 혹시 코로나는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마구 머리 속에서 엉키네요.

 

그래도,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경험에 비춰보면 이건 너무 지루하다 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기침도, 가래도, 오한도 이 정도면 건강상태가 확 좋아져서 따스한 물에 샤워 한번으로 깔끔했었는데...

아직도 양쪽 어깨 부근으로 통증이 느껴지고 등줄기 사이로 식은 땀이 느껴지니 이건 아니다 싶기도 하고...

하긴 "감기는 약을 먹으나 안먹으나 보름이다"는 말로 다시 합리화쪽으로 생각을 돌립니다.

'아직 보름이 될려면 아직 일주일이 더 남았으니 감기몸살이 맞을거다'라고...ㅎㅎ

 

얼마나 아픈게 싫고 지겨웠으면 날짜가 그냥 흘렀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습니다.

일초 일순간도 귀한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다는 것은 그야말로 삶을 포기할 정도의 멘탈붕괴 아니겠습니까?!

나중에 체력이나 정신력이 더 약해질 때는 이제 그만 살고 싶다는 순간도 오겠구나 싶습니다.

오래 살아야 된다는 염원이 남는다면 "그래, 100년이여 후딱 지나가 버려라!"고 세월을 버리는 수 밖에...

 

아침에 생각하는 것이 고작 이 정도라니...? 더 나가면 안될 것 같아서 이쯤에서 생각을 돌립니다.

 

오늘은 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霜降) 입니다.

상강은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에 들며, 밤의 기온이 매우 낮아져서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된다는...

 

예전 어릴 때의 추억이 올라오네요.

마른 풀들 위로 하얗게 서리가 앉은 논둑을 따라 차가운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벼이삭을 주우러 다녔던 생각.

그 때는 지금보다 훨씬 추웠지만 먹고 살아야 하기에 추위보다는 얼마나 이삭을 더 많이 줍느냐가 관건이었지요!

재수가 좋아 논둑밑 생쥐집(굴) 앞에 옮기다 만 나락뭉치라도 발견하게 되면 그게 바로 노다지였지요!

그렇게 하나 둘 이삭을 모으고 가져간 바구니가 어느 정도 차 올라야 밥을 먹을 체면이 섰으니...

그 때 같이 다녔던 우리 누님들은 이제 그 기억도 얘길 안하면 모를 나이가 되었으니 세월 무상이네요.

 

오늘은 상강이라 국화주를 맛보는 날인데 국화를 떠올리니 누님도 생각나고 ...

그래서 오늘은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를 읽고 아침을 시작하겠습니다.

 

국화 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이 오지 않았나 보다

 

아련하게 그려지네요.

오늘은 이 기분으로 하루를 쭈욱~ 기분 좋게...

힘냅시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