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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녕하십니까? 230817

by 올곧이 2023. 8. 17.

8월17일 목요일

 

온통 하늘이 허옇습니다.

파란구석이 어디에 있는지 이리저리 둘러 보았지만 보이지 않습니다.

매일매일이 바빠야 할 매미도 오늘은 조용하게 늦잠을 즐기는가 봅니다.

이러다가 비라도 내리면 시원한 가을을 재촉할 수 있을 텐데...

 

어제는 집사람이 병원 예약 일자라며 같이 갈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는 순간 "뭐 였지?" 하고 기억을 찾았지만 무슨 예약이었는지 기억이 안났습니다.

조심스레 물어 봤더니 6개월 전 쓰러졌을 때 췌장에 2㎜ 정도의 혹이 있으니 경과를 보자고 했답니다.

그 얘기를 듣고도 그런 일이 있었나 싶었는데 기억의 한계인지? 예사로 들었던지...참!

집사람이 믿었던 남편이 제 마누라가 아픈데도 무신경 하다는 욕을 속으로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병원에 가서 CT를 찍고, 피를 뽑고서 다음주 월요일에 결과를 보러 오라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남에게 욕을 안먹도록 조심하는 나였지만 정작 집사람도 챙기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

다음 월요일을 잊어 먹지 않기 위해 알람을 맞춰 두고서는 덜컥 겁이 납니다.

'제발 아무 것도 아니기를...'하고 속으로 기도를 했습니다.

 

가만히 어제 일을 생각하니 나 자신에게도 실망을 하는 등 그렇게 좋지는 않은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병원에 있는 와중에도 일하는 동료가 전화가 와서는 "출구2 컴퓨터가 다운 됐는데 스위치를 못 찾겠다"고...

전임자에게 특별 교육을 받았으면서 매일 다뤄야 하는 장비에 스위치가 어딨는지 모른다니...그것도 두명이서?

특별교육 5일에다 벌써 근무한지 보름이 넘었는데 여태 껏 뭘 했으며, 근무의욕은 있는지?

암튼 그냥 가르쳐 주기만 하면 될 일이었는데 나 자신의 실망과 함께 속으로는 짜증도 났었네요.

잠시 뜸을 두고서야 가르쳐 줬지만 잘 해결했다는 문자를 받으니 '좀 더 친절할 걸' 하는 후회가 남았습니다.

 

이미 지난 일이니 빨리 잊어 버리는 것이 나 자신에게 좋은 일이겠지요?!

그리고, 이 말을 주문처럼 되뇌이며 아침을 시작하렵니다.

"분명 오늘은 어제보다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

화이팅!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