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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녕하세요? 230607

by 올곧이 2023. 6. 7.

6월 7일 수요일

 

어쩌다 일어나 보니 시계가 다섯시를 조금 넘었습니다.

다시 잠을 청했는데도 잠은 오질 않고...

할 수 없이 일어나 아침인사나 전하자고 마음 먹었는데 그 새 마음이 변했습니다.

밖을 내다보니 왠지 모르게 뒷산에 올라보고픈 생각이 듭니다.

주섬주섬 걸치고는 지팡이 하나 손에 들고 호주머니엔 서너 모금 정도의 물이 들어가는 물병을 넣고...

나갑니다.

 

해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문안을 드리려다 산에 갔다왔는데도 아홉시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뒷산은 역시나 많이 녹음이 진했습니다.

뻐꾹이는 멀리서 뻐꾹 뻐꾹거리고 딱다구리는 근처에서 박수를 치듯 딱따르르 소리를 냅니다.

모두가 반갑다는 뜻으로 인사를 하는 것이겠지 하고 오버를 해 봅니다.

그것도 뭔지는 모르지만 기분이 좋네요.

 

산딸기는 익고 있었고 참나리, 원추리 등은 꽃을 피우려고 한층 봉우리를 부풀게 하고 있었습니다.

산에는 꽃이 끊어지질 않습니다.

정상 부근에는 까치수염이 자잘한 흰 꽃들을 풀어 헤치려 합니다.

머루나무에 달린 머루알들이 이번 여름에는 배부르게 해주겠다는 자랑을 하듯 눈앞에서 얼쩡거립니다.

역시 나는 자연인에 가깝는데 현실이 따라주지 않으니 도시에 이방인 처럼 삽니다.

그래도, 주인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담한 쌍분 묘 사이로 꿀풀들이 꽃을 피웁니다.

그리고는 한마디 하네요. '오늘은 꿀같이 보내라!' ㅎㅎㅎ

 

이꽃 저꽃들이 많지만 지금은 산 전체가 밤꽃이 대장입니다.

비릿한 향기로 머리가 아픈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암튼 좋지는 않네요.

이 맘 때면 경춘선엔 아줌마들이 밤꽃 향기에 취하러 춘천으로 모인다는 얘기도 있더라 마는 여기도 여성 천집니다.

진짜 여자들은 밤꽃이 좋은가 궁금해서 아내에게 물었더니 머리만 아프답니다. ㅋㅋ 어쩔?

우리 둘은 냄새쪽으로는 천생연분이 확실히 맞는 듯 보입니다. 화장품도 바르기 싫으니까요! 냄새 때문에...

 

오늘은 오후 근무라서 느긋하게 즐깁니다.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도 열시가 안되었으니 아직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네요. ㅎㅎ

그렇지만 이런 날은 선물받은 것 처럼 귀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오늘도 기분좋게 시작들 하셨겠지요? 내내 즐거운 일들이 머루처럼 빼곡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즐겁고 귀한 오늘이기를 바라며...

 

태화동에서...

https://youtu.be/XxMYznvswC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