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1일 화요일
어제부터 기온이 내려가더니 오늘도 아침온도는 영하 2도에 머물렀습니다.
말끔한 하늘을 배경으로 이리저리 팔을 흔드는 소나무의 모습은 아마도 발라드에 취했을까나?
이제 곧 찬란한 햇살이 나온다면 기온은 금새 올라 갈 듯한 날씹니다.
좋은 생각과 활기찬 모습을 보이라는 주문 같습니다.
어제는 서당에서 취미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데 서쪽하늘이 너무 이뻤습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마알갛게 갠, 약간은 붉은 듯한 오렌지 빛 하늘을 무대로 빙 둘러싸인 산능선의 실루엣!
그것은 마치 열정적인 연극은 끝났지만 여운이 가득 남은 빈 무대를 바라보는 것 같았으니까요!
계절의 문턱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자연의 변화가 신비롭기도 했고요!
오늘도 오후에는 빠질 수 없는 일정이 있는데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모든 것에 '새롭다'는 생각을 하니 지난 일 보다는 새로운 것이 더 재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미래를 보라"고 했는가? 싶기도 하고...
아직 완연한 봄이 오기 전에 금새 지나갈 듯한 겨울을 맘에 담고 싶습니다.
빛이 있으니 그림자가 있듯 차가움이 있어야 따스함이 더 할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오늘은 여류시인의 따스한 감성이 묻어나는 한 작품을 감상하면서 하루를 개시하겠습니다.
성자의 집 / 박규리 (1960~ )
눈보라 속 혹한에 떠는 반달이가 안쓰러워
스님 목도리 목에 둘러주고 방에 들어와도
문풍지 웅웅 떠는 바람소리에 또 가슴이 아파
거적때기 씌운 작은 집 살며시 들춰보니
제가 기른 고양이 네 마리 다 들여놓고
저는 겨우 머리만 처박고 떨며 잔다
이 세상 외로운 목숨들은
넝마의 집마저 나누어 잠드는구나
오체투지(五體投地) 한껏 웅크린 꼬리 위로
하얀 눈이 이불처럼 소복하다.
우리 어르신들은 음식일 수 밖에 없는 개나 소 같은 가축들도 하찮게 보지 않고 미물이나 영물로 불렀습니다.
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그냥 소모품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 장면에서 그걸 확인합니다.
오늘도 따스한 마음으로 시작하셨기를...
화이팅!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