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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1215

by 올곧이 2022. 12. 15.

12월15일 목요일

 

불그스럼한 아침 노을 빛이 강건너 산능선을 실루엣으로 만들어 능선의 부드러움이 한층 더 돋보입니다.

오늘 만큼은 집을 나서는 십리대밭 왜가리들이 능선을 따라 날아보는 소풍을 즐길 것 같습니다.

바람도 잠잠하니 영하 5도의 온도계가 전혀 떨지 않고 따스한 햇살만 기다리고 있네요.

 

슬금슬금 지나던 날이 어느 새 12월의 중간에 서 있습니다.

서당이 있는 문화회관 앞에는 큼지막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서기 시작했으니 벌써 연말 분위기 입니다.

경기침체가? 국가예산이 어떻고저떠니 하는 짜증스런 뉴스들을 캐롤송이 덮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오후엔 중구청에서 마련한 비젼에 대한 강연을 들으러 갔었습니다.

너무 많은 프로필이라 딱히 부르기 주춤하지만 거창에서 올라 온 표경흠씨가 강사였는데 참 재밌게 들었습니다.

강연 내용은 현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 것을 조금 내려 놓으므로써 각자 다름을 아우르며 사는 현명함?...

 

2시간 정도의 강연이었지만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도록 열의와 유머를 겸해서 주제를 확실히 인식시키더군요.마지막에는 이수만의 〈행복〉이란 노래를 반주없이 불렀는데 오랜만에 듣는 그 가사도 강연주제와 상통한 것 같았습니다.

 

행복이 뭐 별건가요?

그야말로 '행복이란 순수하게 마음에서 결정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제 들은 강연내용도 또, 행복이란 노래 가사도 좋았고, 오래 전부터 나는  유치환의 시에서 행복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유치환의 〈행복〉을 다시 꺼내 감상하며 행복한 하루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 행복 》  /   유치환 (1908 ~ 1967)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려다 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 하였네라

음~ !

읽는 것만으로도 눈물나게 행복한 것은 나만이 아니겠지요?

이제 반 밖에 남지 않은 귀중한 올 해의 나날들! 

마음이나마 서로 행복하게 하고,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태화동에서...

장생포 고래마을 뷰

https://youtu.be/C8ZDb5aeq3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