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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20801

by 올곧이 2022. 8. 1.

8월 1일 월요일

 

신이 났어! 난리가 나버렸어! 

팔월의 뜨거운 태양이 나오기 바쁘게 매미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그래! 딱 좋다!

오늘은 8월 한 달이 시작되고, 한 주일도 시작되고, 하루도 시작되고, 매미는 제철을 맞았으니...

 

이 날을 위해! 이 여름을 나기 위해 기나 긴 시간을 깜깜한 땅속에서 그 얼마나 부심했을까?

세상으로 나가면 사방에 천적들이 노리고 있어 나무를 잡고 오르기도 전에 뭍 짐승들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천만다행으로 높은 나무를 기어 올랐다 한들, 날개를 펴기도 전에 새들에게 잡히면 "매엠!" 소리 한마디 못하고 갈 세상!

 

더 넓은 창공을 자유롭게 날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것을 DNA가 유혹하고, 밝고 푸른 세상이 바로 눈 앞에 보였을 텐데 ...

어찌 여기까지 와서 포기한단 말인가? 이미 매미 운명의 씨앗은 부풀대로 부풀었을 텐데...

 

그래서 맞은 날이 오늘이고 여름이겠지만 그런 매미를 생각하면 생각이 좀 복잡해 집니다.

나는 칠십여 년을 살면서도 다 알지 못한 세상을 매미 니들은 또 얼마나 보고, 듣고, 느끼고 갈려는지?

"그래서 웃는 거니? 그래서 우는 거니? 그래서 웃다가 우는 거니?" 묻고 싶지만 저 놈들이 제 정신이겠습니까?

"그래! 다믄 며칠이지만 같이 살아보자"고 다짐 아닌 연민을 보내면서 오늘을 시작 합니다.

 

매미에 관한 옛 글을 찾아보다가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 772~846)의 시 한 편을 찾았습니다.

유우석(劉禹錫, 772~842)에게 보낸 시라는데 아마도 같은 해에 태어 난 걸로 미뤄 가까운 친구나 친척으로 보입니다.

세월은 속절없이 가는데 뜻한 바 이루기 어려우니 한잔 술로 달래고 웃어 넘기자는 내용인 듯 합니다.

 

《聞新蟬贈劉二十八 문신선증유이십팔》   매미소리를 듣고 보냄

蟬發一聲時 선발일성시 / 매미가 처음 울음을 우는 이때
槐花帶兩枝 회화대량지 / 회화나무 꽃 두 가지만 남았네 
只應催我老 지응최아노 / 그저 어서 빨리 늙었으면 싶네
兼遣報君知 겸유보군지 / 아울러 그대에게도 알려 주네
白髮生頭速 백발생두속 / 머리에 흰 머리털 빨리 나지만
青雲入手遲 청운입수지 / 청운의 꿈을 이루기는 더디네 
無過一杯酒 무과일배주 / 이럴 땐 도리 없지 한 잔 술이나
相勸數開眉 상권수개미 / 서로 권하며 자주 웃고 사세나

※유이십팔의 성과 숫자는 사촌포함 형제들의 서열로 풀이 한다고 하니 28번째가 유우석이라는 얘기임. 

 

작열하는 태양을 찬양하듯 바라보는 해바라기에 대한 글을 찾았으면 좋았을 법도 한 팔월의 시작!

일단은 엿장수가 필드로 나가기 전 가위질 연습을 했구나 하고 이해를 하시기 바라고 다음을 기약하겠습니다.

 

남은 시간은 신나는 소식을 공유했으면 싶네요. 즐거운 날 되십시다. 아자~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