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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08 여름 우리사회 "서글픈 자화상"

by 올곧이 2008. 7. 24.

2008년 여름.. 우리사회 '서글픈 자화상'

아시아경제 | 기사입력 2008.07.24 11:31 | 최종수정 2008.07.24 11:36

[1. 속타는 엄마곁에] 치솟는 공공요금.. 생필품값.. 적자 가계부
주부 신 모씨(48)의 가계부는 이 달에 겨우 적자를 면했다.
남편과 아이 둘 등 4인 가족인 신씨의 7월 가계부 내역을 살펴보면, 한 달 남편의 봉급 350만원 중 아이들 영어학원 등 교육비로 90만원씩 지출되었고, 식비 50만원, 각종 공과금 20만원, 통신비ㆍ인터넷비 15만원, 보험료 20만원 등을 곶감 빼먹듯 하니 남는 돈은 단돈 5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8월부터 신씨의 가계부는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8월부터 전기ㆍ가스료, 버스ㆍ택시비 등 공공요금 인상이 예상되고, 더욱이 생선, 채소, 우유 등 생필품 가격마저 줄줄이 오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민들에게 다가올 8월은 무더위만큼이나 짜증나면서 어려운 시기가 될 듯 싶다.
정부가 고유가에 따른 관련업계의 경영난을 들어 버스 및 택시요금 등 공공요금을 8월부터 올릴 것임을 예고한 가운데 다음달 초부터 우유 소비자 가격(1ℓ 기준)이 최고 2200원까지 오른다. 마른 장마 탓에 채소 값도 일부는 이미 올랐거나 오를 조짐이다.

면세유 가격의 급등에 출어를 포기한 어선들이 늘면서 어획량 급감으로 고등어, 삼치, 병어 등의 생선 가격은 1년 사이에 30% 이상 뛰었다.

[2. 술 마시는 아버지] 1인당 소주 34병 마셔.. 작년 5.8% 늘어

계속되는 경기침체 탓인지 올 상반기 우리 국민들의 술 소비가 늘어났다. 24일 대한주류공업협회와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국내에서 소비된 술은 전년 동기 대비 소주 5.8%, 맥주 4.4%, 위스키 5.5% 각각 증가했다.

소주의 경우 국내 소주업체 10개사의 판매량이 5791만8000상자(360㎖ 30본입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75만1000상자에 비해 5.8% 늘어났다.

이는 국민 1인당 소주 34병 이상을 마신 수량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국민 1인당 32병 이상을 마신 것과 비교해 국민 한 사람이 소주 2병 이상을 더 마신 셈이다. 맥주 역시 지난해 8625만4000상자(500㎖ 20병)에서 4.4% 늘어난 9003만8000상자가 팔려 국민 1인당 36병 이상을 소비, 역시 지난해 34병 이상과 비교해 2병 이상을 더 마셨다.

특히 위스키 경우 판매량은 152만553상자로 지난해 상반기 144만1410상자보다 5.5% 비교적 크게 증가했지만 국민 1인당 소비량은 0.5병 수준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는 어려워지고 먹고 살기가 힘들어 국민들이 술을 많이 찾은 것 같다"며 "이러한 추세라면 올 한해 전체 술 소비는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3. 문닫는 삼촌식당] 소상공인 60% 인건비 못건져.. 폐업 고민

식당, 숙박, 제과, 이ㆍ미용, 세탁, 서점,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물가 급등과 내수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7월 현재 소상공인 10명 중 8명이 연초보다 매출이 감소했으며 평균 감소 폭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6명이 적자상태로 장사를 거들어주는 가족들의 인건비마저 건지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초와 7월을 비교한 경기상황에 대해 '악화됐다'는 응답은 93.1%나 차지했다. 그 이유(복수응답)로는 '매출급감 등 내수침체', (73.3%) '원재료비 인상 등 물가불안'(61.4%)을 꼽은 응답이 주를 이루었다. 평균 매출 감소폭은 30.7%에 달했다.

요즘 경영 상황에 대해서도 56.9%가 '적자 상태'라고 답했고, '현상유지'는 35.3%인 반면에 '흑자를 본다'는 응답은 7.8%에 그쳤다. 가족(친족)이 사업에 동참한 소상공인의 경우 10명 중 7명이 '수익이 참여가족 인건비에 못 미친다'고 답했다.

이런 여건 때문에 설문참가 소상공인들의 80.4%는 '하반기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했으며, 대처방안으로는 절반이 '원가 및 인건비 등 비용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특별한 대책이 없다', '휴폐업 고려'를 응답한 비율도 각각 30%나 차지했다.

[4. 형은 창업도 못해] 올 신설법인 2만개 줄고 부도는 15% 급증

지난 6월에 창업한 신설 법인수가 지난해 6월과 비교해 1.4% 감소했다. 부도 처리된 법인 수는 무려 3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6월 신설법인 수는 4662개로 전년동기 대비 65개(1.4%)가 줄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6월의 신설법인 수가 전년동기 대비 기준으로 계속 증가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 6월은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하지만 전월인 5월보다는 13.3% 증가했다. 중기청은 이런 추세에 대해 "계절적으로 5월에 비해 6월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요인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올 상반기 신설법인 수도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신설법인이 2만 8155개였지만 올 상반기는 2만 7362개로 2.8% 감소했다.

반면 부도법인 수는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총 828개 법인이 부도처리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했다. 아직 잠정치이긴 하지만 올해 6월만 보면 163개로 전년 동월보다 부도법인이 34%나 늘었다.

업종별로는 올 6월 서비스업의 신설법인이 전년 동월보다 소폭(0.3%) 감소한 반면 건설업과 제조업은 각각 12.9%, 7.2%로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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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nomy.co.kr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nomy.co.kr
최용선 기자 cys4677@asiaeconomy.co.kr
구경민 기자 kkm@asiaecon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