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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1108

by 올곧이 2021. 11. 8.

11월 8일 월요일

 

어제 입동이라 추울줄 알았는데 창을 열어보니 기온은 그대로고 하얀구름이 하늘가득 깔렸습니다.

어쩜 저렇게 멍석 위에 나락을 널듯이 하얀구름을 저렇게 얇고도 넓게 펼쳐놨는지? 재주도 좋네! ㅎㅎ

 

아주 오래전 사춘기 무렵이었을까?!

그 땐, 내 주변에는 전라도 사람이 없어서 그 곳이 어떤 곳인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경치가 어떤지? 먹거리는 어떤지? 사람들의 정서는 어떤지? 등 등 등....ㅎ

모든 것이 궁금했지만 내가 알고있는 것은 고작 책에서 나오는 정보 밖에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강렬하게 기억되는 것은 서정주 시인의 "문둥이"라는 詩였습니다.

『해와 하늘 빛이 / 문둥이는 서러워 / 보리밭에 달 뜨면 / 애기 하나 먹고 /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문둥병과 전라도가 무슨 관계가 있을까는 지금에야 아리송 하지만 그 때는 확실히 알았던 것 같습니다.

문둥병은 그 당시 천형으로 여겼고 그 병에 걸리면 전라도 소록도가 고향이라도 되듯이 그곳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소록도로 가려면 어쩔 수 없이 가도가도 황톳길인 전라도 길을 걸었어야 했으니까...

 

한창 예민한 나이였으니 그 땐 굉장히 충격적인 풍경이 그려졌었습니다. 무섭기도 하고...

그렇지만 뭔지 모르게 끌리는 것이 있다고 느끼고 있던 차에 시인 한하운을 알았습니다.

지금은 어렴풋이 기억이 날듯 말듯한 詩가 "전라도 길"이었는데 암튼 이런 정보들로 인해서 더 전라도가 궁금했습니다.

그러다가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지리산 종주를 위해 노고단으로 가려고 생전 처음 전라도 땅을 밟아 봤으니까요.

 

오늘 아침, 하늘에 깔린 흰구름을 보니까 그 때 본 순천 송광사로 들어가는 도로풍경이 생각나네요.

차들이 지나다녀야 하는 도로에 차는 없고 도로전체에 끝도 없을 듯이 나락을 깔아놓고 말리는 풍경!

햐~ 그 전라도 풍경이 아직도 마음에 남았는지 그리워지는 아침입니다. 

 

지난 주말은 즐겁게 단풍놀이라도 다녀왔습니까?

토요일 갔던 석남사도 사람들이 많았는데 일요일 태화강 국가정원에 갔더니 더 많았습니다.

가을 축제도 있었지만 그동안 움츠렸던 만큼 그걸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전부 집에서 탈출한 듯 보였습니다.

위드코로나가 활력을 주는 것은 확실한데 이러다가는 더 심한 후유증이 오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도 합니다.

 

뭔가는 세상이 조금 변해야 될텐데 뉴스를 봐도 세상을 나가 보더라도 뭔가는 마음 한 구석이 아쉽습니다만

오늘은 새로운 날! 작은 무엇이라도 시원하게 확 이뤄졌으면 하고 희망을 보냅니다. 힘냅시다!

 

태화동에서...


https://youtu.be/ZEBCpHlcx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