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0일 수요일
듬성듬성 흰구름사이로 파란 하늘이 비집고 나옵니다.
바람도 없고 기온도 어제보다 조금 올라서 그런지 포근한 아침이 됩니다.
이런 날은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지만 오늘은 집돌이가 되어야 할 것 같은 분위깁니다.
어제 오후 늦게 뒷산을 가보니 가을은 저만큼 꼬리를 보이며 갔습니다.
목장터에 심은 사료용 수수만 아직 추수하지 않았을 뿐 단풍도 거의 떨어져서 산길엔 낙엽이 수북이 쌓였습디다.
걷다보니 아버지를 따라 병영 산전에서 무룡산을 넘어 정자 달골까지 나무하러 다니던 어린시절이 생각납디다.
그 때는 연탄이 나오기 전이라 난방은 모두 나무를 땠는데, 이맘 때는 나무를 하기 위해 고사리 손도 귀했습니다.
새벽녘에 나서야만 갈비(마른 솔잎)를 끍어 모을 수 있었고, 조금 늦었다 싶으면 그나마 까랍때기(가랑잎)도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아버지 나뭇단에 보태기 위해 까꾸리 짓 몇번이 고작이었을 뿐인데 아버지는 왜 나를 데려갔었는지...?
아마도 굶어죽지 말라고 자립심을 키워주려 했던 것 아니었겠나 싶은 생각을 하니 "아버지 고맙습니다" ㅎㅎ
요 며칠 동안은 대선과 관련해서 2030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오르내리고 있지요?
그들의 욕구에 대해 모르는바 아니지만 그 때마다 우리를 꼰대로 만들어 버리는 그들이 심뽀에는 성긍질(?)이 납니다.
그렇다고 일일이 대응하기란 역부족인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마음 속으로 저주(?)의 혼잣말을 퍼붓습니다.
"살아봐라 이놈들아! 제발 니들 뜻대로 살아지면 좋겠다..."고...ㅋㅋ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듯이 시대를 잘만나 살아생전 편하게만 살 수 있으면 그야말로 땡이겠지요?
그렇지만 쥐구멍에 볕이 들지 않더라도 웃으면서 여유로우면 그게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더 큽니다.
오늘 아침 친구가 이런 유머를 보내왔네요. 만보기의 걸음 숫자 절반은 물건찾느라 헤매는데 쓴다고...훗
아직 이 정도는 아니지요? 건강합시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