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5일 월요일
10도 근처에서 멈춰 있던 수은주는 눈금을 사다리 타듯 어느새 15도를 향해 슬금슬금 올랐습니다.
아침까지 보였던 하얗게 얼었던 달도 해가 뜨기 바쁘게 녹아 내렸는지 희미하게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월도 저물어 오늘이 시월의 마지막 월요일입니다.
알찬 가을이라고 말하기가 바쁘게 세상 만물들은 비워내기를 시작합니다.
풍성했던 들녁도 그러하거니와 무성했던 나뭇닢들도 정들었던 나무를 놓고 낮은데로 자리를 옮깁니다.
아마도 매섭게 차가운 것에 시달리는 것 보다는 하나 둘 감각을 덜어내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그러겠지요!?
그럴수록 가을은 더 애절하고 매력적인 계절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도 마음을 가볍게 하는 가을시조가 실려 있어서 공유합니다.
《낙엽1 / 최순향(1946~ ) 》
가을 숲 빈 의자에 내려앉은 소식 하나
형용사 하나 없이 느낌표와 말없음표
하늘이 그리 곱던 날 내가 받은 엽서 한 장
낙엽2
눈 부시게 차려 입고 춤추듯 떠나가네
이승을 하직하는 가뿐한 저 발걸음
언젠가 나 떠나는 날도 저랬으면 좋겠네.
그림이 보입니까?
아마도 내가 자주가는 뒷산에도 이런 풍경들이 나를 기다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왁자지껄한 태화장 보다는 말은 않더라도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뒷산이 좋을 듯 합니다.
남은 시월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오감을 발동시켜 봅시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