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0일 수요일
아침 햇살이 올라오니 도시풍경이 시골마을 처럼 조용하고 따스해 보입니다.
지하수를 받으러 나갔는데 오늘은 바람조차 어디로 갔는지 기온은 7도 인데 전혀 춥다는 기분이 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화단에 핀 분꽃은 국화가 핀 것을 봤던지 그동안 아껴뒀던 꽃들을 마구마구 꺼내고 있습니다.
먼저 피었으니 늦게 핀 꽃들에게 시선을 양보하겠다는 처연한 자연의 모습에 한번 더 눈길이 갑니다.
그런 반면 오늘 아침, 인간 세상은 이랬습니다.
이재명의 대장동 특혜분양 사건이 벌써 달포를 넘은 것 같은데도 연일 신문 1면에 톱 기사로 게제가 됩니다.
이 시끄러움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도 가세했습니다.
종전선언을 반긴다던 북한이 또 미사일을 쏜 것입니다. 누구를 위해 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한국의 합참은 1발이라 하고 일본은 2발이라며 엇갈린 분석을 내 놨습니다.
이젠 공정과 정의를 떠나서 생명까지도 내 팽개친 상태가 되어 갑니다.
참 살기 만만찮은 시기를 맞은 것 같아 어깨에 힘이 쭉 빠집니다. ㅎㅎ
신문을 다 읽고 폐지BOX에 넣으려니 BOX가 가득찼습니다.
BOX도 비울 겸 모아뒀던 쓰레기를 버리려고 분리수거장으로 갖고 갔습니다.
깡통, 프라스틱을 버리고 폐지를 버리려는데 흰종이 봉투에 새겨진 깜장글씨가 눈에 띄어서 읽어 봤습니다.
"진심 담은 밥 한그릇이 뭐가 그리 대단한겨?" , "모르는 소리 마셔. 요즘 믿을 것이 있어야 말이지...!"
뜬금없는 내용같기도 해서 봉투의 출처가 어디인가 싶어 찬찬히 들고보니 참죽집의 배달봉투였습니다.
음~! 요즘 세상사가 이 두마디 글 속에 다 포함된 것 같아 기발하다는 생각도 들고 한편 씁쓸했습니다. ㅋ~
느낌이 많은 오늘은 어제와 분명 다른 날일 것이라 믿습니다.
내일은 행복한 안부를 전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 하나 둘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