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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0615

by 올곧이 2021. 6. 15.

6월15일 화요일

 

오늘은 구름을 타고 세상구경을 시켜 준다고 해도 거절할 것입니다.

시커먼 색깔도 그렇지만 꼼작도 않고 멈춰만 있는 구름을 타느니 따뜻한 커피잔을 들고 창 밖을 보면서 누가누가

신나게 지나가며, 어떤 즐거운 일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빠져 보는 것이 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오늘 아침에도 환기를 위해 베란다 창문을 열려고 나가니 첫 눈에 보이는 것은 화분에 심은 포도나무입니다. 

그 언젠가 저녁늦게 산책을 하고 들어오는 길에 어린이 집을 지나치면서 화단 조명에 조롱조롱 빤짝이는 포도송이가 얼마나 탐이 나든지...?

올 봄에 거금 5천 냥을 주고 구입해서 심었지만 성장하는 모습이 시원치 않아서 볼 때마다 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른 집에 갔으면 무럭무럭 잘 자랐을 텐데 내 욕심때문에 붙들려 와서 이 무슨 고생이람!" 하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은 죽지 않았고 새로운 입사귀를 내는 모습에 혼잣말이라도 전해 봅니다.

"그래 이곳은 네가 자라기엔 땅도 거름도 해빛도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주인의 애정은 남다르단다!"하고...

그리곤 얘가 손에 힘이 생기고 잡고 일어 설 때를 위해 준비해 둔 막대기를 세워 봅니다만 아무리 살펴봐도

아직은 막대기를 잡을 손조차 나오지 않았으니 또 마음이 아립니다. ㅉㅉ

 

세상 모든 것은 각각 놓여야 할 자리가 있고, 자신이 선택하지 않아도 선택되어지는 운명이 있다는데 결국은 얘도 나도 세상의 모든 것에 지나지 않으니 받아 들일 수 밖에 ...

다만 주어진 조건과 운명 앞에서도 서로가 이해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아프거나 외롭지만은 않겠지요?!

어쩔 수 없이 우리 모두도 세상의 모든 것들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서로 사랑하기를...

 

태화동에서...

https://youtu.be/FEUqZSZVHl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