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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쉬어야 할 때는 쉬자

by 올곧이 2021. 5. 9.

5월9일 일요일


엊저녁에 침 삼키는데 조금 불편이 있더니 오늘 아침에는 진짜 힘들다.

내 기억으로는 고등학교 다닐 때 까지만 하더라도 편도선이 심했다고 생각되데 그 이후 체력이 좋아졌는지 편도선을 앓았던 기억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어제부터 편도선이 안 좋아진 이유를 딱히 찾기 어렵고, 금요일 등산도 약간 힘이 들었지만 그렇게 무리가 아니었다는 것이 다리가 결리거나 다른 신체부위에서의 특별한 반응이 없었으니...

(그렇다면 다른 데는 많이 좋아졌는데 편도선만 퇴보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선은 불편함을 덜기 위해 집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이 옳을 것 같아 아침 일찍 동네 의원에서 주사를 맞고 삼일치 약을 받아왔다.

의사 선생님의 문진에 등산을 다녀온 것 밖에 기억에 없다고 했더니 아마 원인을 등산으로 잡았는지 그냥 아무것도 하지말고 푹 쉬라고만 하셨다.

그런데 문제는 가만히 있으려니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에 있었다.

베란다 화분을 정리할 겸 이것저것 만지다가 숫자가 많은 다육이 종류를 정리한 뒤 그 화분에 키만 삐죽이 큰 제라늄을 삽목하여 조금 통통하게 키워볼까 싶엇다.
우선 제라늄 자른부위에 이물질로 성장에 지장을 받을까봐 자르는 커트칼을 찾아 칼날에 뭍은 기름을 지우기 위해 수건으로 딲아서 소독을 하려다가 그만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왼손에 반으로 접은 손수건 사이로 오른손에 쥔 칼날을 넣고 압력으로 칼날에 묻은 기름을 딲으려고 너무 힘껏 칼날을 당기는데 칼날이 빠져 나오면서 수건을 벗어난 칼날 끝이 손바닥 끝부분을 1센티 넘게 베어 버렸다.

 

순간 피는 쏟아졌지만 집사람이 알면 놀라서 방방 뛸 것이 분명하여 오른손으로 상처부위를 꽉 누르고 지혈 시키는게 유일한 방법이었다. 대략 30여분이 지났을까 눌렀던 오른 엄지 손가락을 상처부위에서 살며시 떼 보는데 피가 아직 응고가 되지 않고 압박이 풀리자 다시 피가 솟아 오른다.

대처 방법을 바꿔야 한다.

엄지로 압박하던 것을 다시 떼면 이 상황이 반복될 것 같아 순간접착제를 바르거나 강력 반창고를 발라 당분간 고착시키자는 발상.

그래서 순간접착제를 찾았는데 아뿔사! 순간접착제가 너무 오래 안썼더니 굳어있었는 줄 몰랐다.

부득이 강력테이프를 붙여야 하지만 두 손이 상처에 메달려 있으니 어찌할 방법이 없고...

결국 집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니 그제서야 상황을 알아채고는 펄쩍 뛰고 난리다.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자는 설득과 윽박으로 조용하게 만든 다음 집사람의 도움으로 일회용 반창고를 붙인 뒤 순식간에  그 위를 강력테이프를 팽팽하게 하여 붙였더니 상처는 벌어지지 않았는지 피는 흐르지 않았다.

뒤 늦은 후회가 온다.

화분정리가 뭘 그리 중요한 것이라고 의사가 쉬라면 하루 정도라도 좀 쉬었으면 이런 사고는 없었을 텐데...

암튼 좋지 않은 지난 일은 빨리 잊는게 상책이다.

다만 상처가 빨리 아물기를 바랄 뿐!

아팠던 편도선이 아프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인 것도 있고....ㅎㅎ

손바닥 자상의 흔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