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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인사 210317

by 올곧이 2021. 3. 17.

3월17일 수요일

어제는 어둑어둑한 여명이었지만 한무리의 기러기떼들이 바쁜 날개짓으로 길을 재촉하는 것을 봤습니다. 그 모습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나의 마음도 바빴는데 그것은 조금이라도 봄을 일찍 맞고 싶어서 남쪽으로 가보고 싶어서였습니다.
북쪽 멀리 떠나는 기러기에게 작별인사도 변변치 못하면서 나는 남쪽으로 간다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막상 남쪽으로 가서야 느꼈습니다.

봄은 하늘과 땅에서 뿐만 아니라 바다까지 점령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썰물로 빠져나간 짧은 시간에도 파릇파릇한 파래들이 고개를 드는 모습들이 생동 그 자체였습니다.

오늘도 봄은 어제보다 더 바쁘게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는 듯 보여 뒷동산을 한바퀴 돌고와서야 안부를 전합니다.
그리고는, 그 기분을 연장해 볼까 싶은 마음을 담아 남은 시간은 당나라 한시를 감상하시라고 한 수 옮깁니다.

《 惜花(석화 - 꽃을 그리며) / 嚴惲(엄운) 》

春光冉冉歸何處 [춘광염염귀하처]
봄 볕은 살그머니 어디로 돌아가는가

更向花前把一杯 [갱향화전파일배]
새삼 꽃 앞에서 한잔 술을 들었는데

盡日問花花不語 [진일문화화불어]
종일 꽃에게 물었지만 꽃은 말이 없네

爲誰零落爲誰開 [위수영락위수개]
누굴 위해 떨어졌다 누굴 위해 피는지...

글쎄 말입니다.
계절따라 만물이 달라지긴 하여도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알아낼 방도가 없네요. ㅎㅎ

태화동에서...
https://youtu.be/rKnZrV18J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