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도둑1 달려라 도둑 밥 숫가락 끝에서 방송을 듣다말고 메모를 한다. 유달리 빨리 지나가는 화면인데도 이것 만큼은 적을 수 있었다. 밥상을 거두기 바쁘게, 감사의 표현을 잊고서 인터넷을 찾았다. 이상국 시인이 지은 시의 제목이었다. 수필가가 쓴 감상문을 보면서 가슴에 멍울이 맺힌 것 같다. 비라도 내렸으면... 혹시나 페이지가 없어질지도 몰라 그대로 옮겨 적는다. 달려라 도둑 / 이상국> 『도둑이 뛰어내렸다 추석 전날 밤 앞집을 털려다가 퉁기자 높다란 담벼락에서 우리 차 지붕으로 뛰어내렸다. 집집이 불을 환하게 켜놓고 이웃들은 골목에 모였다. ―글쎄 서울 작은 집, 강릉 큰애 네랑 거실에서 술을 마시며 고스톱을 치는데 거길 어디라고 들어오냔 말야. 앞집 아저씨는 아직 제 정신이 아니다. ―그러게, 그리고 요즘 현금 가지고 있.. 2021. 9.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