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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마음의 글

노동자의 시

by 올곧이 2008. 5. 7.
그 다음엔

처음엔 쪽팔리고
두번째는 오기로
세번째는 힘겹고
네번째는 악으로

다섯번짼 어깨동무 걸치고
여섯번짼 주먹을 치켜들고
일곱번짼 비정규 철폐를 외친다

여덟번짼 물대포를 맞고
아홉번짼 방패에 맞고
열번째는 해고의 칼날이 뱃속을 들어온다

이를 깨물고
설움을 훔치지만 벅차오르는 눈물 속 어른거리는
초롱같은 자식들 얼굴

꽉 깨문 입술
가냘픈 주먹에 힘주어보지만
새어 나오는 흐느낌은
핏물이 범벅이다

다음엔
그 다음엔
아~
분신을 해야하나

       by 현자2공장대의원 김동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