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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09.08.01 경주안압지 연꽃

by 올곧이 2017. 1. 20.

파주에서 2주간의 교육을 받고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왔더니 역시 친구가 있어

좋았다. 눈을 뜨기 바쁘게 경주 안압지의 연꽃이 그렇게 곱게 피었다는 성희의

성화에 못이겨 똑딱이를 들고 집을 나섰다.

 

이미 여름휴가가 시작됐고 오늘이 토요일이니 너도 나도 짐을 꾸리고 도로에

나섰는지 경주가는 국도가 마비현상이라는 교통뉴스에 부랴부랴 범서쪽으로

방향을 고쳐잡고 경주 포석정 앞에 다다랐을 즈음 또다시 차를 멈춰야 했다.  

 반월성 뒤의 요석궁 앞길을 통해 박물관 옆으로 삐져나와서 안압지에 도착을  

했더니 전국에서 몰려 든 차들로 인해 도로는 이미 몸살을 앓고 있었다.         

 

 ★ 사진을 클릭하면 좀 더 큰 사진으로 보일것임 ★

 도로에 인접해서 그런지 연꽃의 상태는 그다지 싱싱하지는 않았으나

역시 고운 자태만큼은 그 어떤 꽃들보다 아름답고 숭고했다.

 

 

 잎이 벨벳(비로드 Veludo)처럼 아주 매끄러워 애기의 궁뎅이 같다.

 

 

 한창 꽃대를 올리고 "이제 나도 터져보고 싶어"라고 하는 듯

도도하게 서 있는 모습이 마~악 사회에 나온 숙녀같은.....

 

 

 "꼬마 숙녀야! 그래도 아직 멀었어! 좀 더 기다려봐!"하며 ...

 

 

 자연이나 사람사는 세상이나 곱게 꽃이 피도록 놔 두질 않고...

작은 바람이 꽃잎을 살짝 구겨놓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숨기지 못하는 그 무엇이 있기에 꽃잎은 점점

벌어지고...

 

 

 이쁜 꽃에는 왜 나비보다 침달린 녀석들이 먼저 가는지?

 

 

 홍련이 부러웠는지? 아님 자기가 최고임을 보여 줄 것인지?

홍련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옆에는 백련이 꽃봉오리를 벌리려고...

 

 

 꽃잎이 홍련보다 더 얇아 보이는 것이 머슴애의 무뚝뚝한 마음마저

감싸줄 듯 하다.

 

 

 자식을 위해 화려했던 치마저고리를 벗어 던진 모습처럼 애처롭지만

숙연해 지는 모습이다.

 

 

 자식들 걱정에 이마에 주름을 남기 듯 얼굴에는 상처들만...

 

 

 이제 모두를 떠나보냈지만 흔적만큼은 초연하게 지키려는 연잎.

우리네 어머니를 보는 것 같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 애기가 아름답게 자라주기를 바라는 엄마 또한 

아름답고 숭고한 연꽃을 닮았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연 꽃을 구경하다 덤으로 안압지를 들렀는데 안압지의 원래 이름이

月池(월지)였으나 기러기, 오리등이 날아와 노닌다고 하여 안압지로

불리웠으며 신라 문무왕 때 조성한 인공정원(연못과 동산)인데 특징

으로는 사방 어느 방향에서 보더라도 연못의 끝을 볼 수 없도록 조성

하여 못의 크기를 알 수 없게 즉, 못이 매우 큰 것처럼 보이게 한 것

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역시 안압지는 건물의 자태가 연못과 뗄 수 없음에 매력이 있다.

 

 

 저 정자에서 마시는 술 맛이야 말로 무엇에 비기겠는가?

또 술 얘기로 옆으로 빠질 것 같아 대신 그림자를 연못에

빠트린다.

 

 안압지를 돌아 나오니 청살모가 사람을 무서워 않고 있기에

잡아왔다.

 

 

 8월이 시작되는 오늘의 날씨는 비교적 따끈거렸다.

울산으로 돌아오는 길은 박제상 공원을 지나 은을암을 끼고 척과마을

은굴산장 앞으로 내려오면서 고갯마루에서 치술령을 찍어봤다.    

    

성희 카메라 성능이 훨씬 좋아 그것이 올려졌으면 좋았을텐데 성희의 

일상이 워낙(?) 바쁜관계로 못올리는 듯 하여 대신 품질 떨어지는 나의

똑딱이 사진을 선별해 올림을 이해 하시고 사진원하시면 성희에게 연락

해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