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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질경이 차 만드는 날 240527

by 올곧이 2024. 5. 27.

5월27일 월요일

 

 6시반에 일어났는데 그 때 온도가 분명 24도였는데 여덟시 현재 22도로 나옵니다. 아무래도 내가 눈금을 잘못봤겠지요? 가끔은 요즘 이런 착오랄까? 설명하기 조금 곤란한 현상들이 종종 일어나다보니 나 자신에 대한 의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건강검진에서 말한 인지능력문제가 이런 것인가? 아니면 치매의 전조증상인가 하고...

 

 그건 그렇고 엊저녁 늦은 시간부터 비가 내리더니 미세먼지를 걷어내서 그런지 유난히 맑은 풍경과 햇살이 새 세상을 보는 듯 합니다. 산들과 공원에 있는 나무들의 색상이 초록, 빨간, 연두,등등 제각각으로  자신을 나타냅니다.

 

 오늘은 오월의 마지막 월요일입니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라고 했는데 나는 가정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되돌아 보니 아무것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부실한 남편에 무정한 아버지가 아니었나 생각되어 반성을 하게 만드네요. 어디 그 뿐이겠습니까? 가까운 식구도 못챙겼는데 떨어져 사는 누님과 자형들 그리고, 친인척들은 말 할 필요도 없겠지요? 가자! 가볼까? 한 번은 가야 하는데...생각이 점점 희미해 지더니 이젠 그마저도 가끔씩만 날 뿐! 에고~  왜 그랬는지는 나도 자각을 하지 못하고 세월만 무심하게 뺏기고 말은 것 같습니다. 그동안 뭘했지? 하는 물음만 남았네요!

 

 이제 오월은 오늘까지 닷새만 남았습니다.

다행히 이번 주는 마지막 31일이 '바다의 날'이란 공식적인 기념일일뿐 나머지 요일은 별로 이벤트가 없으니 어쩌면 심심하게 보내도 되는 날들이지만 머리 속에는 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잔상이 남아서 그런지 약간은 알지 못하는 압박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 이번 주에는 내 생일이 있네요. 또 나이만 한 살 불어나는....

 

 어쨋거나 과거는 지나간 것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니 눈 앞의 현재가 제일 중요하겠지요? 그래서 오늘은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현관문을 열고 신문이 왔나 내다보니 오늘 신문은 유난히 두툼해 보여서 읽을 거리가 많구나 싶어서 접힌 채로 방에다 두고 차부터 끓였습니다.

 

 지난 주 월요일, 적당히 달군 후라이펜에 물기를 뺀 질경이 잎을 올리고 덖어서 일주일 정도 말리고 어제 오후부터 차로 우려내 마시기 시작한 자작질경이 차입니다. 포트에 물을 끓인 뒤 차용기에 붓고 10여 분이나 지났지만 누르스럼한 차 색깔이 나오지 않고 그냥 맑은 물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약간 푸르스럼한 색인데다 맛도 그렇게 강하지 않고 약한 풀냄새만 납니다. 아내에게 맛을 보여주니 "에이 이게 뭐야? 내 취향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는 것을 보면 글쎄요? 제작과정이 잘못되었을까요? ㅎㅎ 아무려면 열매를 태우듯이 뽂은 커피 맛에 비교하면... 그건 아니지요! 내 작품이라서 그런지 은은한 풀향기가 좋기만 합니다.ㅎㅎ

 

 솔직히 잎차여서 그런지 별 맛은 나지 않습니다마는 향기가 은은하게 나는 것이 자연을 좋아하는 취향이라면 한번쯤 만들어 보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이 참에 내가 만들었던 과정을 소개해 볼까요? 잘못되었거나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연락주시는 것으로 약속하고...어쩌면 후루꾸(가짜의 일본말) 같지만 실은 몇십년 전 농촌체험으로 언양 세동골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1박 2일로 갔는데 하루는 온전히 뽕잎차를 만드는 체험을 했었지요. 그래서, 그 방법으로 재현을 한 것입니다.

 

일단은

1. 오염되지 않는 싱싱한 잎을 (요즘은 꽃대가 나왔으니 꽃대까지) 깨끗이 물로 씻습니다.

2. 채반이나 물빠짐이 좋은 용기에 널어서 선선한 바람이 있는 곳에 물기를 말립니다.

3. 대충 물기가 빠졌다고 생각되면 가위로 (양이 많으면 작두로) 5~10㎜ 너비로 잘라줍니다.
이 때부터는 손을 다칠 수 있으니 시작 전에 실장갑을 끼는 것이 좋습니다.

4. 적당히 달군 후라이펜에 잘라 둔 재료를 한 줌 올리고 숨이 죽을 때 까지 뒤집기를 반복합니다.

5. 숨이 죽으면서 재료에서 물기가 나오는데 수시로 양손으로 재료를 비비면서 뒤집고 덖기를 반복합니다.

6. 서너차례  덖기를 한 뒤 한쪽으로 내려놓고 다음 분량을 똑같은 방법으로 뒤집고 덖기를 합니다.

7. 덖기가 끝난 1차, 2차, 3차 분량을 모아서 최종 한번 더 같은 방법으로 해주고 마감을 합니다.

8. 마감된 것을(이 때부터는 '차(茶)로 명명함)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려서 보관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차는 적당히 뜨거운 물을 부어 10여분 우리면 되는데 생각보다 맛이 연합니다.

좀 진한 맛을 원하시는 분은 탕기에 재료를 넣고 끓여서 우려내는 방법으로 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래도 맛이 시원찮다면 꿀을 가미해서 드시면 금상첨화일 것 같은데 꿀이 귀해서... 

 

 질경이차를 마시면 인체의 어디가 좋은지 궁금하시지요? 
질경이는 특히 위장에 좋다고 하는데 알고 보면 방광염, 장염, 급만성 기관지염, 만성 위염, 십이장궤양,소화불량, 이질 등 많은 곳에 좋다고 하는데 식용 방법에 따라 쓰임새가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나물로 먹을 때, 밥을 지어 먹을 때, 탕약으로 만들어 사용할 때, 차로 만들어 마실 때...

 

 내 어릴 때 기억을 되살려 보면 심하게 체하여 구역질을 할 경우에는 어머니가 질경이 뿌리의 생즙을 만들어 주시던데 그 걸 마시면 씻은 듯이 체증이 내려가고 트림이 나오는 것을 경험했으니 이것은 확실한 것이고 여러 문헌들을 보더라도 나쁜 것은 장복시 설사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외 모두 좋은 얘기만 즐비합니다.

 

 밥으로 만들어 드실 경우엔 식이섬유가 많아서 변비에 좋고 성인병 예방 즉, 체내 지방축적을 막아주고 중성지방 수치도 낮춰주며 인체에 미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이뇨, 기침.가래 예방,눈을 밝게 하고, 출혈을 막아주며 각종 부종, 황달, 후두염, 항궤양, 소염작용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식물이네요.

특히 질경이 씨앗은 한방에서 '차전자'라고 하는데 요고요고 성인들에게는 명물이라고 합니다.
성인에게 좋다고 하니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죠? 그런데, 이걸 우짜나~! 진짜 좋다고 하는뎁쇼! ㅎㅎ

 

암튼 오늘은 오월의 마지막 주를 시작하는 위대한 날이니 만큼 질경이 차 한잔을 바칩니다.

거부하시지 말고 맛나게 드시면서 힘찬 걸음 하십시다. 가자~앗!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