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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240515

by 올곧이 2024. 5. 15.

 5월15일 수요일

 

 참 신선한 아침입니다.

녹음이 뿜어주는 산소알갱이들이 묵은 공기를 빼내고 새공기로 폐를 채웁니다.

창을 열고 밖을 보니 새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바람은 불지 않지만 공기가 너무 상쾌합니다. 이렇게 상쾌한 날씨는 근래에 겪어보지 못한 것 같아서 콧구멍 평수를 늘려서라도 많이 마시려고 합니다.

 

 아하! 그러고 보니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라서 그런지 이예로를 지나는 차들이 가뭄에 콩 나듯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평소에는 차가 정체될 정도로 통행량이 많은 시간인데 오늘은 공휴일이라서 그런지 출근족 차들이 내뿜는 배기가스가 적은 반면 녹음이 짙어지니 공기가 맑은 상태로 유지되나 봅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답게 이른 아침인데도 불심을 담은 안부 카톡이 열심히 들어 옵니다. 그렇지만 그다지 종교에 무관심한 우리 가족은 그냥 평소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운문사에도 다녀와서 그런지 그냥 무덤덤할 뿐이구요. 그래서, 오늘은 아내와 같이 태화장에 장구경이나 하고 오랜만에 아내가 좋아하는 장터 선지국으로 점심을 먹고 오려고 생각 중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스승의 날"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때, 한번 뿐인 경주 수학여행인데 집이 가난하여 여행을 갈 수 없는 제 처지를 아시고 여행비를 자신이 부담한다면서 우리집까지 찾아 오셨던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결국은 집에 일손이 필요해서 가지는 못했지만 제자를 진정 아끼셨던던 분으로 기억합니다.

 그 외, 고등학교 때까지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기억 속에 사라졌는데 참 이상한 것은 중학교 때 교과서도 준비 안했다며 (있긴 했지만 가난한 시절이다 보니 5~6살 위의 그것도 여중에 다니던 친척의 교과서를 받아서 갔기 때문에 있으나 마나한 책) 혼을 내신 선생님 몇 분이 떠오르네요.

모두 지난 일들이고 이미 고인이 되어 이 세상에 안계실지도 모르는 분들을 다시 회자한다는게 죄송스럽지만 유독 한 분, 영어선생님 만은 좀 처럼 잊혀지지가 않고 기억 속에 똬리를 틀고 앉아 계신 것 같습니다. 그 억지의 체벌까지...

 

 이제 스승님이라고는 현재 서당에서 서예를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 한 분 뿐이네요.

고맙고 감사하다는 안부글을 보내야겠습니다. 계속 서당에 갔더라면 직접 뵙고 인사를 드릴 수 있었겠지만 요즘은 위장 치료 때문에 서당에 안나간지도 벌써 3주째나 되거든요! 담 다음 주면 뵐 것 같은데 오늘은 스승의 날이니 만큼 즐겁게 보내시라고 안부라도 전하는게 제자의 도리겠지요!  

 

 그런데 한 가지, 서당에 가지 않으니 서예를 못해서 아쉬운 것은 있지만 그 시간 만큼 다른 자유시간이 있어서 좋습니다.

요즘은 아내와 둘이서 산책하는 횟수가 많이 늘었거든요! 산책을 하면서 그동안 못했던 이런저런 얘기들로 심심하지도 않고요! 어쩌면 "이제사 같이 사는 사이" 임을  느꼈다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요?

 

 어제는 아내의 요청으로 병영 장현동 소재의 황방산에 다녀왔습니다.

지방 뉴스에 심심찮게 소개되는 "맨발로 걷는 황토길"이 궁금하다는데 뜻이 모아져서 가 봤는데 숲 길이 좋았습니다. 우리가 오후에 갔을 때만 해도 해볕이 따가울 정도였지만 숲 속으로 들어가니 오히려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합디다. 이미 입구에 들어서니 산책을 끝낸 분들이 세족장에 와글와글할 정도였고, 숲 속에서도 산책하는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우리만 그동안 몰랐었구나 싶은 생각이 듭디다.

 

코스는 장현동길과 안시례길이 있었는데 제법 시간이 많이 걸렸고 산책을 마치고 나니 처음 맨발로 걸어서 그랬는지 발바닥에 불이 난 듯 후끈거릴 정도였습니다. 조만간 다시 가서 코스도 확실히 익히고 특징도 자세히 살펴보고 올까 합니다. 황방산과 가까운 거리에 사신다면 꼭 한 번 가보시기를 권합니다.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조금만 여유를 가지려 해도 시간이 너무 빨리 갑니다.

요즘은 느긋하게 신문을 읽었는데 오늘은 태화장 구경을 위해서 빨리 읽어야 하겠네요!

특히 오늘은 스승의 날이자 부처님 오신 날이니 대부분이 조금 바쁜 일정을 보내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너무 서두르시면 오히려 안전사고 등 부작용이 일어 날 수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라며...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 그럼...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