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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춘분 240320

by 올곧이 2024. 3. 20.

3월20일 수요일

 

오늘 아침 공기는 깔끔한데다 하늘도 맑게 파랗고, 거기다가 심심하지 않게 작은 흰구름이 군데군데 보입니다. 명정교 다리 난간에에 달린 태극기엔 신나는 봄바람이 지나가는지 펄럭이고 있고, 잎새하나 움직이지 않는 뒷산 소나무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누가 무엇을 하던지 쾌적하고 기분 좋은 날이 될 것 같네요.

그래선가요? 오늘은 '춘분'이자 유엔에서 정한 '국제 행복의 날'이라고 합니다.

 

 춘분이라면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지요?

나도 그렇게만 알고 있었지만 낮의 길이를 일출 이후부터 일몰 이전까지로 본다면 춘분과 추분은 낮의 길이가 더 길다고 하는 내용이 있네요. 그 이유는 일출과 일몰 시 태양의 고도가 0도가 아니고 -0.8도 가량 이라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예로 균시차(均時差) 문서에는 춘분의 낮시간은 12시간 08분가량으로 밤보다 무려 16분이나 더 길다고 합니다.

알고 있었나요? 하긴 균시차라는 단어조차도 생소하게 들리니 갑자기 맨붕이 오는 것 같지 않나요? 아무래도 이건 천문학자의 영역일 것 같아서 그냥 편하게 Pass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ㅎㅎ

 

 하지만 천문학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중에서 춘분, 추분, 하지, 동지는 그나마  익숙한 것 아닐까요? 그래서, 춘분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예전에는 어떤 풍습이 있었는지 찾아 봤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요즘 사람들은 농사보다는 공업 또는 써비스업에 종사하잖아요? 그러니까 옛날의 풍습들은 거의 기억에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엔 24절기는 커녕 하루도 부족하여 이젠 시각별 날씨가 더 중요하게 여기고 거기에 스케쥴을 맞추고 살고 있지 않나요? 그렇지만 점점 활동이 줄어드는 나이가 되니 옛날이 그리워 지고 추억을 불러내는 일이 행복하니까 상상이라도 해 봅시다.

 

 옛날에는 춘분부터 농가에서 봄보리를 가는 등 농사일을 시작하며 담장도 고치고 논과 밭을 돌보면서 들나물을 캐 먹었다고 합니다만 나도 얼마 전에 냉이와 쑥으로 된장국을 끓여 먹었으니 예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는 없어 보이지요? 우리가 옛날 사람이라서 그런가? ㅋㅋ

 

 그리고, 그 옛날 춘분에는 '나이떡 먹는 날'이라고 해서 가족이 모여서 송편과 비슷한 '나이떡'을 만들어 먹었다는데, 아이들 것은 작게 빚고 어른들 것은 크게 빚어서 각각의 나이 만큼 먹었다고 하는데 이건 동짓날에 먹는 팥죽의 새알과 같은 것인가? 이리송송 합니다. ㅎㅎ

 또, 춘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니까 농삿일의 주축인 마을의 머슴들을 불러 모아 일년 농사가 잘되길 기원하며 떡을 나눠 먹었기 때문에 이걸 '머슴떡'이라고도 불렸답니다. 참 재미있고 인정이 있었나 봅니다. 요즘 회사에서 주는 성과급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될랑가요? 암튼 좋은 풍습 같지 않나요?

 

 또 있습니다. 춘분에는 집집마다 봄나물과 콩을 볶아 먹었는데, 콩을 볶으면 생곡물만 먹는 쥐와 새가 곡식이 다 사라진 줄 착각해서 더 이상 곡식을 훔쳐 먹는 것을 포기했다고 믿었다니 예전에는 사람이나 짐승들도 모두 착했나 보죠? ㅎㅎ

 

 암튼 춘분은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꺼리들이 있는 걸로 봐서는 절기상 아주 중요한 날임에는 틀림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춘분과는 별도로 유엔에서 지정한 '국제 행복의 날' 이라고 하는데 이건 처음 듣는 기념일이네요. 그래서 유래를 찾아보니 유엔은 2013년 '전 세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들을 기념하기 위해 '국제 행복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 각국 정부에 '사람들이 안전·평안·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조치를 촉구하는 날이라고...
그리고, 유엔은 매년 이날 '세계행복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150여 개국 행복 순위를 발표한다고 하는데 글쎄요? 이 또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지만 '뭐 별난 것이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왜냐하면 나라마다 복지차원이 다 다르니까...!

 

암튼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다 이렇게 대단한 의미들이 있는 날이니 마음가짐도 좀 특별하게 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좋은 계획이 있나요? 나는 태화장에 가서 장구경을 하고 정구지전에 막걸리나 한 잔했으면 싶네요. ㅎㅎ

아! 안되겠네요. 오후에는 서당에 가야하니 오늘은 좀 참기로합니다.

그럼, 마음 잡수신 일들 보람있게 추진하시기를 바라며 이만...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