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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자식이 오는 날 231214

by 올곧이 2023. 12. 14.

12월14일 목요일

 

하늘엔 엹은 구름이 가득 깔렸고 바람은 불지 않아 오늘도 겨울 같지 않은 날씨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며느리와 아들이 놀러 온다니까 미세먼지가 없는 맑은 공기라도 맡을 수 있겠네요.

하긴 며칠 전에도 아들 내외가 김장김치를 가지러 왔다면서 전화로 통화는 했지만 만남은 오랜만이네요.

아들네 집이 여기서 30분 거리지만 둘 다 직장에 다니니 자주 오라고 할 수도 없는 입장이고...

 

그리고, 남들 처럼 바리바리 싸 줄 것도 없으니 맑은 공기라도 실컷 마시고 가라고 하고 싶네요.

 

아홉시가 다 된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온도계 기둥은 무려 10도 근처에서 머뭇거리고 있네요.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긴 하지만 아직은 흰구름 사이로 푸릇푸릇한 구석이 보입니다.

비가 내릴려면 좀 일찍 내리거나 밤 늦게 아들 내외가 다녀간 뒤에 내렸으면 좋겠지만...

자연의 변화는 임금님도 어쩔 수 없다니까 아무 것도 모르는 백성의 우격다짐으로 기원해 봅니다.ㅎㅎㅎ

 

출근해야 할 일이 없으니 생각은 날개를 단 듯 자유스럽습니다.

뒷 베란다 온도계를 보려고 창을 열었는데 산비둘기 4마리가 제법 정겹게 앉아있는게 보입니다.

크기로 봐서는 부모자식 간인지 형제자매 사이인지 분간은 어렵지만 그렇게 다정해 보일 수가 없네요!

오늘은 아들내외가 오는 날이라서 그런지 자꾸만 가족 특히 부모자식간의 정에 대한 생각이 꼬리를 뭅니다.

날씨도 그렇거니와 별 것 없어 보이는 새들의 모습에도 그런 분위기가 떨쳐지지 않네요.

 

어제 이미 며느리가 보냈다면서 과메기 세트가 술안주로 도착해 있습니다.

그 것으로도 대화에 필요한 술안주로 충분할 텐데 아내는 방어진에 회를 사러 가자고 미리 요청을 합니다.

그동안은 아들내외가 집에 오면 적잖은 술이 소비되곤 했지만 요즘엔 며느리와 아들이 술이 과하다고 느낍니다.

따지고 보면 이건 순전히 나의 욕심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 아들내외가 후세가 없다는게 걱정이기도 합니다.

후세를 만들려면 치밀하게 건강관리를 해야할 텐데 그런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거든요!

요즘 뉴스에도 출생율이 낮아져서 인구절벽이니 고령화사회라느니 말이 많지만 그걸 차치하고서라도 결혼을 했으면 자식을 낳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걸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자식이 있으면 물질적 정신적 부담이 커다는 것은 누구나가 다 가지는 부담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런 부담이 있다고 해서 인간의 기본적인 것도 하지 않는다면 너무 이기주의가 아닌지?

요즘보다 더 어려운 시기에도 자식낳고 키우는 것이 사람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했다는 것을 얘들은 아는지?

이 세상이 유지되는 것은 후손을 낳고 키우는 대물림인데 그것을 않겠다면 세상의 종말을 부르겠다는 생각인지?

요즘 일어나는 이상한 사고들도 모두 이런 종말의식에 근거한 것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까지 스칩니다.

 

이런 생각을 어떻게든 쟤들에게 전해야 할텐데...어찌해야 할지?

머리에 떠오르는 계획은 없고 괜히 나뭇가지에 앉은 저 새들에게 질투가 나기 시작합니다.

암튼 오늘은 내색하지 않기 위해 연극 아닌 연극을 해야 하는 것이 참 그렇네요!

https://youtu.be/DMs2APzL-AM?si=Y7sn6v0iB01TGPbO

 

어제 저녁에는 서당에서 서예연습을 하고 나오니 문화회관 앞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려고 준비하고 있더군요.

'벌써 연말인가?' 하는 생각을 해 봤는데 이제 보름여 밖에 남지 않았네요.

남은 날들 후회없도록 차분한 하루 하루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1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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