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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녕하세요?230726

by 올곧이 2023. 7. 26.

7월26일 수요일

저녁이 되어서야 아침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네요.
어느 새, 파란 하늘도, 뜨겁던 태양도 사라지고 없습니다.
다만 그 자리에는 둥글다 지친  반달이 자리를 잡고 았네요.

아침인사만 쓰다 보니 저녁인사는 더듬거려지는 것이 아무래도 익숙치 않아서 그런 모양입니다.ㅎ ㅎ

오늘은 오후 근무라서 아침 일찍 입화산에 올랐습니다.
오랜만에 오르는 것 같아서 약간은 설렌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고 물통에 물을 채웠습니다.
휴대폰 밧데리도 점검하고, 땀범벅을 대비해서 땀밴드도 챙기고...
나름으로 챙겼다 싶었는데 막상 집을 나서기 바쁘게 "앗차!"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렇지!? 모기퇴치제를 발라야 하는데..."
매번 이런 식이었는데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 ㅋㅋ

혁신도시를 벗어나 산길로 접어드니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파란 꽃의 닭의장풀입니다.
내가 오랜만에 가서 보지 못했을 지도 모르지만 꽃은 없고 열매만 품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측은지심이 생깁니다.
인간의 모습도 저들과 닮아 있다는 것 같아서...

푸른 꽃이  피었는지 느끼기도 전에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 처럼, 우리의 인생도 푸른 꿈을 꾸었는지 헤아릴 틈도 없이 이미 늘그막이 되어 있으니 ...

애지중지 키우는 자식들도 내놓기 바쁘게 제 갈 길 로 가기 바쁘 듯이, 저들의  열매도 익고 나면 또한 그렇게 삶의 방향이 갈라지고 말 텐데 뭣하러 저렇게 가슴에 꼬옥 보담고 있는지 그 모습이 너무나 애처롭기도 하고...
그렇지만 이것이 하고 싶다고 하는 것도 아니지만 하기 싫다는 것은 생각조차 말아야 하는 숙명인 것을 어쩌리?!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는 중에도 연신 땀은 안경에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참 덥긴 덥다는 느낌을 주저하고 깨끗한 경치를 상상하며 정상에 섰는데 생각만큼 그닥 깨끗하지 못했습니다.
경치라도 깨끗했으면 기분이라도 전환이 되었을 텐데 달개비 생각은 끝까지 따라 붙네요.
잡다한 생각을 하나하나 지우며 내려오는 동안에도 뻐꾹이는 왜 또 그렇게 울고 있는지?
오늘은 아침에 있었던 생각으로 하루를 보냈는데 밤이 이슥한 하늘엔 달빛마저 희미합니다.

벌써 밤이 되어 마감할 시간이 다 된 것 같습니다.
꿈에서 나마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원하며 잘 주무시라는 인사를 올립니다.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