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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녕하세요? 230701

by 올곧이 2023. 7. 1.

7월 1일 토요일

 

오늘은 맑은 날이 되려는지 아파트 주차장이 온전히 말라있습니다.

강 건너 남산은 안개 속에서 무엇인가를 짠하고 내 놓을 듯 형체를 숨기고 있습니다.

잠시 어런거리는 모습이 보였는데 안개가 지나 가는지? 아니면 준비를 끝낸 산이 나오려는지?

짜잔! 오늘이 칠월의 첫날이네요.

 

칠월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청포도 아닌가요?

그래서 국어책에도 실린 이육사님의 청포도를 제일 먼저 생각합니다.

 

《청포도 / 이육사 (1904 ~1944) 》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허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돗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독립을 바라는 심정을 담았으면서도 어쩌면 저렇게 서정적일 수 있는지 감탄을 보내는 사이

또 한 편의 초록빛 청포도가 속이 보일 듯 싱그런 맛을 보여 주는 듯 ...

 

《청포도 / 권태인》


『수정 이슬이 뽀얗게 분칠해 주면
터질 듯 소복소복 맺히는 그리움


칠월의 한 자락, 무심한 표정으로
길손처럼 소나기가 떠나간 후에


이슬비 한 줌이면 청포도 익어가고
무지개 뜨면 새소리도 고울 텐데


님 위해 바른 분가루 흩날렸더니
그리움만 주렁주렁 영글어가네』

 

나만 알고 싶은 그리운 님은 마음에도 있지만 청포도에도 씨처럼 숨겨져 있나 봅니다.

그 님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겠지요? 그저 간직하고 싶은 것 만으로도 행복한...

7월은 이렇듯 그리움으로 시작하려나 봅니다.

잠시 장마가 멈춘 사이에 찾아 온 7월!

반겨야지요! 아~ㅁ요! 두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팔을 벌려서...ㅎㅎ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