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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안녕하세요? 230704

by 올곧이 2023. 7. 4.

7월 4일 화요일

 

안부글을 쓰면서 제일 망설이는 것이 무슨 요일인지 생각해 내는 일입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하는 생각으로 잠시 머뭇거리다가 어제는 쉬었으니까 월요일이었고...ㅎㅎㅎ

무슨 스무고개를 맞추 듯 추리해서 맞추곤 합니다.

 

밤새 어둠을 지키던 가로등이 하늘이 부움하니 불씨를 숨기고 서 있습니다.

그 때서야 까치가 찾아와서 웃고 떠들고, 참새도 짹짹거리며 무서운 눈이 사라졌다며 난립니다.

바람은 일도 없고 온도계는 벌써 26도에 머물러 있어서 가히 오늘은 덥겠다는 것을 엄포놓는 듯 합니다.

그런데 스마트 폰에는 지금 온도가 23도가 나와서 내 눈을 의심하고 다시 온도계를 봤는데 26도가 확실합니다.

이러니 아날로그가 디지털 보다 더 진실하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고 유지되는가 봅니다.

 

어제는 나의 소중한 휴일이라서 못다한 일들을 조금 처리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점심 약속을 대비해서 안과부터 들렀는데 거기서 부터 핀트가 어긋나기 시작했지요!

망막의 출혈이 멈췄는지 확인하려고 동공을 확장하는 약을 넣고 한참 후 진료를 하더니 다행히 피는 멈췄답니다.

그런데, 면역이 떨어져서 눈꺼풀에 대상포진 같은 것이 생기면서 찢어져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답니다.

일단은 바이러스를 잡기 위해 연고를 처방하고 조금 심각하게 봐야 된다면서 4일 뒤 다시 오랍니다.

"이런 일이...?"

 

집에 오니 벌써 약속시간이 다 됐지만 확장된 눈이 복구가 되질 않아 부득이 친구에게 약속을 다음으로 미루자고...

눈이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수족관 청소도 놓쳐버린 시각이었고 ...

하는 수 없이 하나 남은 숙제인 서당으로 가서 도반들과 서예연습을 하며 나이듦에 대하여 얘길했네요.

오늘일 알 수 없고, 내일 일은 더더욱 모르는게 나이듦의 일상인데 그깟 계획이 무에 필요한지?

언젠가 웃으면서 읽었던 시가 생각났습니다.

 

炤井戱作  소정희작   / 李奎報,이규보(1168~1241)

(우물에 비친 내 모습보고 장난삼아 짓다)

 

不對靑銅久  부대청동구   오랫동안 거울을 보지 않았더니
吾顔莫記誰  오안막기수   내 얼굴조차 잊어 버렸네..
偶來方炤井  우래방소정   우연히 우물에 비친 모습을 보니
似昔稍相知  사석초상지   전에 어디선가 본 듯한 녀석일세.

 

그런데, 80이 넘어서도, 심지어 백수를 넘기신 김형석 명예교수님도 항상 새로움을 찾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내가 너무 나약한가?" 하는 생각이 들어 정신을 새로 가다듬습니다.

 

그런 마음에서 오늘도 물론 새로운 것을 찾아서 움직여야지요?!

화이팅을 외치며...화이팅!

 

태화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