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8일 수요일
엷게 깔린 낮은 구름 위로 양떼 구름이 보입니다.
아마도 오늘은 맑은 하늘이 보일 것 같아서 쓰던 안부도 중단하고 뒷산으로 가야겠습니다.
어제도 바깥활동을 하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머뭇거리다가 예고없는 누님의 점심 호출을 받고 결국 못했거든요!
보통 때라면 만남을 요구할 땐 사전 통고를 하든지 아니면 이쪽 의사를 물어보곤 하셨는데 어제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래서 집사람과 나갔더니 동호회(지혜학당) 에서 생애 첫 작품을 실은 책을 발간했다며 전해주시는 겁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한글만 간신히 뗀 누님인데 글을 쓰셨다니 ...
읽기도 전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작 자신은 배우지 못했지만 동생은 학교에 다니라며 학교가기 편하게 자전거까지 사주시는가 하면,
학비에 참고서며 이것 저것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말씀드리기가 미안해서 다 말씀드리진 못했지만...
점심을 맛나게 먹고 집에 오기가 바쁘게 받은 수필집을 읽었더니 한마디로 놀랐습니다.
더 배운 나도 이렇게는 잘 쓰지 못할 것 같은데 감성이 풍부한 글이었습니다.
수필 3편에 시 한 수가 있었는데 오늘은 그 중 시를 올리는 것으로 안부 전하겠습니다.
《고추 잠자리 / 이무자 》
밭에 가서 풀을 뽑는데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작은 고추잠자리 한 마리
나혼자 외로울까봐
동무해 주네...
높고 높은 하늘에서
햇살도 유난히 따사롭게
나의 등을 밀어주며
힘 내서 풀 뽑으라고
위로해 주네...
글 솜씨가 없는 사람이 올린다고 해서 '에이~' 하고 실망 먼저 하지 마시기를 바램으로 전하면서...
오늘은 분명 어제보다는 좋은 날이 될 것을 애교로 빌겠습니다. ㅎㅎ
화이팅!
태화동에서...